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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그림책 수업

1학년 1학기 그림책 메시지

작년 보호자님께 보냈던 메시지를 그대로 옮깁니다.
 
 
 
 
3월부터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활동을 했던 내용을 소개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자리에 앉아 그림책 글을 적어봅니다.

주의: 내용이 길고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가하실 때 천천히 읽어보셔도 되고,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이들과 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 몇 개 간추려서 이야기해볼게요.


1학년 1반을 ‘느린 교실’로 이름 지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읽은 책은 <나부댕이><달팽이 학교>입니다.
<달팽이 학교>는 느려도 괜찮음을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인데요, 함께 읽은 후에 달팽이도 만들고 달팽이 길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나부댕이>는 느려도 괜찮으니 나를 기다려주자는 의미에서 함께 읽은 책이에요. 그 의미를 파악하기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어려운 책이었어요. 사실 이 책은 교사와 학부모님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긴 해요. 내가 원하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자는 메시지가 주요 내용이거든요.


코로나 19로 서로 부대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자칫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해질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책을 아이들과 자주 읽으려고 해요. 이 중에서 함께 읽은 책 중에 몇 권을 소개할게요.

지난 주에 읽은 책 중에 <이상한 녀석이 나타났다!>가 있어요.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개구리 흉내를 내는 돼지 이야기이에요. 함께 읽고 개구리와 개구리 같은 돼지도 만들어 보았어요. 사실 저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서 이런 자료 잘 못 만들기 때문에, 같은 학년 다른 선생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다음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빈곤, 전쟁, 지진 등으로 아픔을 겪는 아이들에 관한 내용이에요. 내용이 조금 무거우므로 5, 6학년 친구들에게 자주 소개하던 책인데 1학년 우리 아이들과도 함께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하고 그림으로 표현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모와 토토>라는 책을 이야기할게요.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친구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고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어 있는 내용이 많은 책인데 우리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질문을 해보니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네요. 책을 읽고 ‘내 마음 꽃밭’ 만들기를 했어요. 책에서 ‘다름’을 이야기하기 위한 재료로 ‘색깔’을 사용했던 것처럼, 종이에 꽃을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색으로 가득 색칠했어요. 그렇지만 내 마음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의미로 다른 색을 ‘조금’ 넣었어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내용을 거듭 설명하면서 그림을 다시 그리도록 했습니다.


다른 그림책도 많았지만,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만 짧게 소개할게요. <상자 세상>이라는 그림책을 읽어줄 때였어요. 1학년 수준에는 어려운 질문을 했는데 당연히 처음엔 엉뚱한 대답들이 나왔어요. 그런데 다른 친구의 발표를 듣고 점점 멋진 답변들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직 1학년이지만 우리 아이들도 ‘집단 지성’을 통해 더 좋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우리 예쁜 아이들과 앞으로도 예쁜 그림책 많이 읽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