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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업

[감상수업+마음 읽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호소다 마모루 감독, 2006

 

 

출처: DAUM 영화

 

 

시간 여행은 매력적인 소재 입니다.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거대한 목표를 위해 시간여행을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우연히 시간이동(타임리프)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 마코토는 소소한 곳에 능력을 사용합니다. 노래방 시간이 다 되자 다시 노래방 시작 시간으로 돌아간다든가 먹고 싶은 음식을 동생이 먹어버리기 전 냉장고 앞으로 돌아간다든가 하는 시간여행이죠.

 

 이렇게 일상 속 시간여행이지만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감동과 교훈을 함께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한듯 부러운듯 영화를 보다가, 어느새 진지한 결말에 공감하고 맙니다.

 

 

 

시간이동 방법? 이렇게 뛰어야 시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잘 뛰면 뛸 수록 더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이죠ㅋ 출처: DAUM 영화

 

 

 

 

마음 나누기: 아이 마음 읽기

 

 시간 이동 능력은 많은 아이들이 탐내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능력이 있다고 정말 좋을까요? 만약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이 영화를 통해 시간 이동 능력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욕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먼저, 1~3번 질문은 영화를 보기 전에 적어봅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고나서 답변을 못 고치는건 아니고요, 영화를 보는 동안 더 생각해보라고 미리 답해보는 거에요.

 

1. 내가 시간 이동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요?

 이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돌아가며 발표를 합니다. 생각보다 같은 의견이 많이 나옵니다.

 

2. 단 한번, 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 난 언제, 어디로 갈 것인가요?

3. 그 때로 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굉장히 개인적인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표하고 싶은 학생만 발표하게 하세요. 하지만 아이들이 적은 글을 다 읽어보는게 좋아요.

 아이들이 적은 글을 읽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더라고요.

‘후회 한다’와 ‘그 때가 좋았다.’

‘후회 한다’는 과거에 불만이 있었던 경우죠. 예를 들어서 ‘5학년 때 말실수로 친한 친구와 서먹서먹해졌다. 그 때로 돌아가서 말실수를 하지 않겠다.’

 이 경우엔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아이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요.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앞으로 같은 상황이 생길 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고요.

 반면, ‘그 때가 좋았다’는 현재에 불만이 있는 경우에요. ‘유치원 다닐 때는 아빠, 엄마가 많이 놀아줬는데 지금은 나하고 잘 안 놀아준다. 그 때로 돌아가서 엄마, 아빠와 다시 놀고 싶다.’

 이런 경우는 가끔 다양한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심각한 경우엔 관련된 사람, 특히 부모와 상담을 나눠보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글을 통해서 아이의 성향, 현재 처한 상황 등을 살짝 엿볼 수 있어요.  특히 평소 눈 여겨 보았던 학생과 상담할 때 상담 거리로 좋더라고요. 또 평소엔 괜찮아 보였는데 주목해보아야 할 의외의 대상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학부모 상담 직전에 수업을 하게 되면 부모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1~6번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먼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파악해요.

4. 시간이동(타임리프)을 할 수 있게 된 마코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합니까?

 

5. 처음에는 즐겁기만 하던 시간여행 입니다. 하지만 마코토는 자기 이익을 위해 시간 이동을 하다가 의도하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요?

 

 

 

 다음은 영화를 삶과 연관 시킨 질문을 합니다.

6. '인생은 한 번 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써보세요.

* 1,2,3번 질문에 대한 자기 답변과 연관지어 글을 써보세요.

 

 1,2,3번 물음과 4,5,6번 물음은 얼핏 서로 범주가 다른 질문처럼 보여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1,2,3번만 물어도 되고 4,5,6번만 물어봐도 돼요.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의외로 6학년 아이들은 좋은 답을 많이 내놓아요. 가능하면 많은 아이들이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마지막 물음 이에요.

7. 시간 이동 능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조언하는 글' 편지를 써보세요.

 국어 교과에 나오는 '조언하는 글'과 연결해서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다른 친구에게 쓰는 내용이지만 사실 자신에게 쓰는 '다짐'글이기도 합니다. 마무리 활동으로 적절한 것 같네요.

 

 

 

심화- 내용 추측하기 + 원작 읽기[각주:1]

 

 

마코토와 (마코토의 시간 이동 비밀을 아는)이모는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이모: 코스케랑 사귀지 그러니?

마코토: 왜 그런말을 해?

이모: 잘 안되면 다시 시간 이동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했잖아.

마코토: 그건 안돼. 그건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거거든.

이모: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이 있다고 제멋대로 사용했잖아? 지금까지 신나게 즐겨놓고서는~

 

말투나 표정을 보면 이모는 마코토를 크게 비난할 목적으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모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마코토와 이모. 닮은 듯 닮지 않은 이들의 고등학교 러브러브 로맨스.

 

 

 영화를 보다보면 이해가 안가는 장면들이 보입니다. 그건 마코토의 이모와 관련된 장면들입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듯한 이모. 과연 이모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이모는 같은 제목을 가진 원작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북스토리)의 주인공 인것 같습니다.

 

 이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가 1965년 입니다. 이 후 영화, 만화 등 많은 작품으로 리메이크 되었죠. 소설을 보면 마코토와 같은 나이의 고등학생이 나옵니다. 마치 평행우주처럼 비슷하게 전개가 되지만 또 묘하게 다릅니다.

 

 

이모 사무실에 있는 액자 속 사진. 원작 등장인물이 이렇게 생겼었다니~

 

 아이에게 이 내용을 말해주면, 몇 몇 아이는 도서실에서 소설을 챙겨 봅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학교 도서실에 책을 주문해 두었습니다.

 

 원작이 있지만 원작과는 다른, 그리고 원작 주인공이 리메이크판에는 성장한 이모로 등장한다는 것, 그래서 더 재미있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입니다.

 

 

 

출처: DAUM 영화

  1. [2017년 7월 작성] 원작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가 '소녀상' 관련해서 굉장히 심각한 망언을 했네요(간단한 검색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심각해서 제 블로그에 그 내용을 올리기 싫어요). 이건 극우를 떠나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를 유린하는 발언이에요. 영화와 연계해서 원작을 읽으면 괜찮은 활동이 되겠지만, 지금이라면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