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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빼미 리뷰

올빼미 (2022, 안태진)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진실이라는 달콤한 꿈


내용
소현세자 독살은 정사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인정할만한 상황적 근거가 있는 사건입니다. 하지만 <올빼미>는 소현세자 독살설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다른 것에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올빼미>는 ‘권력에 대항해서 진실을 전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듯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현세자 독살을 목격한 주인공 천경수의 말이 변해가는 과정을 분기로 영화는 전개됩니다. 처음엔 살기위해 비굴하게 거짓을 말하고, 다음엔 살기위해 진실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오롯이 진실을 전하기 위해 외칩니다.


역사적 사실을 논외로하고 영화는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어떻게 경수가 살아남고 어떻게 인조에게 복수할 수 있었는지를 개연성있게 설명하지 못한채 이야기를 억지로 끌고나갑니다. 그렇기에 인조와 최대감의 밀실 협상 장면 이 후는 마치 경수가 꾸는 꿈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진실과 정의를 목말라하는 대중들에게 달콤한 꿈을 선물하듯 그렇게 영화는 끝을 냅니다.
누군가에겐 달콤한 꿈처럼 기분 좋게 영화를 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겐 너무 비현실적으로 영화가 전개되면서 달콤한 꿈은 자각몽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인조에게 복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화에서 좋았던 부분은 인조와 최대감의 밀실 협상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서 영화가 끝났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나는 보았습니다.”라며 진실을 외치는 천경수(류준열 배우)의 대사보다, “그럼 세자를 누구 세우면 믿으시겠습니까?”라는 최대감을 향한 인조(유해진 배우)의 대사가 더 마음에 남습니다.

스릴러 그리고 배우
이런 아쉬움만 빠진다면 <올빼미>는 훌륭한 스릴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의 이형익(김무성 배우)이 소현세자를 치료하는게 아닌 죽이는 상황이라는 것을 천경수가 알게되는 장면은 최고의 연출이었습니다.
이렇게 <올빼미>가 훌륭한 스릴러 영화가 된 것엔 배우 류준열과 최무성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게다가 이런 훌륭한 연기력을 압도한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인조 역의   유해진입니다. 배우 유해진이 연기를 잘 한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잘하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낮게 읊조리며 스치듯 툭 던진 혼잣말 한 마디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 연기는 ‘와’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어쩌면 <공조>에서 보여주었던 대중적 유해진보다 <올빼미>의 유해진이 진짜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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