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수업

영화 비평 수업

영화 비평 수업


왜 영화 비평 수업이 필요할까요?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태도란 미디어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비판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자세를 말합니다.

 미디어가 넘쳐흐르는 시대에서, 또 가짜 뉴스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언론 환경에서 어떻게 미디어를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결국 비판적 사고라는 민주시민의 자세에까지 이어지게 되겠죠.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아무 비판 없이 미디어를 수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미디어 비평 수업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뉴스를 비교해가며 학생들과 공부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자칫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차선을 택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영화는 어떨까요?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미디어인 영화를 비평하는 수업을 통해 결국 학생들은 미디어 비평에 대한 기본 훈련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이제부터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5가지에요. 참고로 이 방법은 초등학생을 기준했어요.



방법 1: 별점 평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영화에 대한 별점 평을 주는 거죠.

 저는 별 5개, 10점 만점으로 나눕니다. 별 2개(4점), 별 3개 반(7점) 같은 식으로 평가하죠. 너는 왜 별 몇 개를 줬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지만, 평가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나름 이유가 있고 고민이 되는 방법이죠.

 학생들이 별점 평을 작성한 후 '다음 영화'나 '네이버 영화',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는 이 영화가 몇 점을 받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를 자아내요. 참고로 '다음 영화'와 '네이버 영화'는 네티즌 평점과 기자/평론가 평점을 구분하고 있어요.

 만약 성실한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의 별점 평을 평균 내서 영화 사이트 별점 평과 비교해 보는 방법도 좋겠습니다(만 저는 차마 못하고 있습니다).


<로튼 토마토> 갈무리 화면



방법 2: 한 줄 평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에요.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던 학생들도 감상문 보다 한 줄 평을 더 어려워하곤 하죠.

 학생들이 한 줄 평을 작성한 후 별점 평처럼 영화 사이트에서 괜찮은 한 줄 평을 찾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방법도 좋아요. 

 별점 평은 사이트 열고 바로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되지만, 한 줄 평의 경우 교사가 미리 좋은 한 줄 평을 찾아서 알려주는 방법을 추천할게요. 참고로 가끔 전문가 한 줄 평 중에서는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평도 있어요.


<다음 영화> 갈무리 화면



방법 1과 2에 대해


 별점 평과 한 줄 평은 '영화 비평 수업'이라는 이름을 걸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비평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 수업을 했더라도 별점 평과 한 줄 평은 쓸 수 있거든요. 또 학교에서 본 영화 뿐 아니라 집이나 극장에서 본 영화도 기록할 수 있어요.



방법 3: 좋았던 부분 + 안 좋았던 부분 찾기


 굉장히 뻔 한 방법 같죠? 네, 뻔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좋았던 부분과 안 좋았던 부분을 모두 찾아서 쓴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좋았던 부분'과 '안 좋았던 부분' 사이에 or이 아니라 and가 들어가는 이유에요.

 학교에서 보는 영화는 별 이유 없이 재미있기 때문에 왠지 더 재미있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안 좋았던 부분을 찾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① 메모 형식의 초안 쓰기 → ② 발표하기(반론하기) → ③ 고쳐 쓰기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면 좋아요. 내가 못 찾은 부분을 다른 친구가 찾아주기도 하거든요.

 ① 메모 형식의 초안 쓰기: 간단한 메모 형식으로 써 봐요(못 찾아도 괜찮아요).

 ② 발표하기(반론하기): 누군가 발표를 하면 그에 대해 반론할 기회를 주세요.

 ③ 고쳐 쓰기: 친구들 의견을 듣고 수긍이 되는 부분까지 합쳐서 다시 글을 써 봐요.



방법 4: 추천, 글쎄, 비추천


 본격적인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내년에 이 영화를 볼 후배들이 있다고 가정하고 쓰는 글이에요. '이 영화를 봤는데 너네한테 (비)추천할게.'에 대한 내용이죠. 그래서 가끔 편지 형식으로 써보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해요(더욱이 '편지 쓰기' 단원이 있다면 더더욱 좋죠).

 실제로 다음 해에 '너희 선배들이 쓴 글이야'라고 말하면서 글을 보여주면 학생들은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또 교사 입장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학생들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참고로 이 아이디어는 <아이즈>의 '시네마 예매 지옥' 이라는 코너에서 얻었어요.


<아이즈> 갈무리 화면.

사진 아래에는 영화 설명과 그 이유가 쓰여 있다. 내 생각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법 5: 영화대영화 (영화 VS 영화)


 영화대영화? 어디서 들어보신 이름이죠? 네, <출발! 비디오 여행>(MBC)의 간판 코너인 <영화대영화>에서 따왔어요.

 사실 이 방법은 교실에서 영화를 여러 편(최소 두 편) 봐야 할 수 있어요. 비슷한 느낌이나 주제의 영화를 비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이번에 '민주시민(편견과 차별)'이라는 주제로 공부를 했다면 이미 감상한 <주토피아>(2016)와 <빨간 모자의 진실>(2005)을 비교해 볼 수 있겠죠.



마무리


 앞에서 영화 비평 수업은 뉴스 비평의 차선책이라고 했었죠? 그렇지만 재미 부분만 따진다면 뉴스는 영화에 비할 수 없어요.

 영화(미디어)를 단순히 감상으로 끝내기 보다는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건 무척 의미 있는 활동이에요. 그렇게 아이들은 '좋은 시민'으로 한 걸음 다가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