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폭스 Master Fox
기본정보 |
디자이너: Frederic Vuagnat 출판년도: 2015년 시간: 20분 ~ 30분 인원: 2~4인 (3인 이상 추천) 방식: 촉감으로 기억하기 난이도(초등학생 기준): 하 *최상(고학년도 배우기 어려움), 상(5,6학년 가능), 중(3,4학년 이상 가능), 하(모든 학년 가능) *아이 특성에 따라 난이도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한 줄 평: 촉감으로 미플을 만지다가 네 체온이 느껴졌어
<마스터 폭스>는 눈을 가리고 손의 느낌(촉감)만을 이용하는 게임입니다. 손으로 미플을 만지작 거리면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하죠.
거기다가 실시간으로 진행됩니다. 너 한 번 나 한 번, 이렇게 친절하지 않아요.
"하나, 둘, 셋~"을 외치는 동시에 우르르 '손'들이 게임판 속으로 몰려듭니다.
우리 나라에도 촉감을 이용한 게임이 있습니다. 잼블로에서 출판한 <터치스톤>이란 게임인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출처: 보드게임즈(boardgamez.co.kr/)
하지만 <마스터 폭스>와 <터치스톤>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손을 넣어 미플을 만지는 공간이 <터치스톤>은 분리되어 있지만, <마스터 폭스>는 함께 사용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마스터 폭스>는 다른 사람과 신체(손) 접촉을 할 수밖에 없죠.
저는 이 부분을 <마스터 폭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여운 미플, 웃긴 가면, 촉감 게임이라는 특이성을 모두 물리치고 다른 사람 손을 만지는 게 매력이라고 하니 뭔가 이상한가요?
사람과 사람을 같은 공간 속에 묶어주는 보드게임이라는 매체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것(시각과 청각으로 상대방을 확인하는 방법)을 뛰어넘어서 서로가 함께 있음을 직접 느끼게 해줍니다.
실제로 이 게임을 하다보면 상대방 손은, 그저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일 뿐이고 내 전리품을 뺏어가려는 경쟁자로만 생각이 듭니다. (가끔 상대 손과 스치기만해도 꺄~ 좋아하는 어린이들도 있지만요)
네, 고백합니다. 한 줄 평은 그저 낚시일 뿐이었습니다. 네 체온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터 폭스>는 다른 사람과 접촉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는 그것 자체로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게임 방법
"마스터 폭스라는 엄청난 도둑 여우가 있었어요. 이 여우는 후계자를 정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여우들은 후계자가 되기 위해 마을에서 주어진 무엇인가를 훔쳐내야 합니다. 옆에 앉아있는 여우가 내 전리품을 훔쳐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런 느낌으로 설명을 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설명서에도 비슷한 설정이 써 있습니다.
미션 카드와 미플. 미션 카드 왼쪽 위에 미플을 올려두었다.
이어서 모든 전리품 미플을 게임판(게임 상자 아랫 부분)에 우르르 쏟아 부은 뒤 게임 상자 뚜껑을 닫습니다.
이제 각자 가면을 씁니다. 가면을 쓰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사진을 보면 귀엽고 웃긴 모양을 가진 여우들이 보이죠? 그런데 실제 게임을 할 때는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모양에 신경쓰지 않는 가면입니다.
누군가 상자를 흔들고 뚜껑을 다시 엽니다. 그리고 "하나, 둘, 셋"을 외치면서 모두들 달려들면 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① 한 손만을 이용해서 미플을 만져야 합니다.
② 나머지 한 손은 '자루' 역할을 합니다. 미플을 가져왔다면 이 손에서 보관합니다.
③ 자루에는 최대 4개까지 미플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④ 언제든지 자루에서 상자로 미플을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⑤ 상자 속에서 미플을 잡을 때는 꼭 한 번에 하나씩만 잡아야 합니다.
적어도 3개의 전리품을 숨긴 사람이 '그만~'이라고 외치면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춰야 합니다.
이 때, 훔치는 손에 미플이 있다면 상자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자루로 가져올 수 없는거죠.
이제 점수를 계산하고 보상을 받으면 1라운드가 끝납니다.
점수 계산은 이렇습니다.
① 미션과 같은 전리품 미플을 자루에 가지고 있다면 각 +1점
② 미션과 다른 전리품 미플을 자루에 가지고 있다면 각 -1점
③ 자루 속에 전리품 미플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면 각 -1점
④ 자루 속에 1개보다 많은 속임수 미플마다 -1
2라운드에는 새로운 미션 카드를 놓습니다.
2라운드 보터는 '속임수 미플' 이라는 것이 추가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가 10점(또는 15점, 게임 전 약속한 점수)를 얻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단점: 보는 사람이 더 재미있을 때도 있다.
가끔 게임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웃긴 가면을 쓰고 귀여운 미플을 만지작 거리면서 가져오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입니다.
네, 이 게임은 어느 정도 재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보기보다'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스릴넘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머리를 써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게임 참가자들의 상호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대화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뱀과 망치가 그나마 서로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미비한 수준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재미있는 사람과 해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어떨때는 그냥 달그락 소리만 나다가 끝나는 재미없는 게임이 되기도 합니다.
교실에서 게임할 때 팁
① 아이들만 시키기 보다는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교사의 역할은 '손'보다는 '입'이 더 중요합니다. 상호작용이 부족한 게임이기 때문에 쉴지 않고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냥 혼잣말하듯이 해도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죠.
"그 쉬운 물고기는 다 어디갔지? 너네가 벌써 가져갔어?" - 적절한 '징징거림'
"이건 소야 말이야? 에이, 몰라. 그냥 찍자." - 적절한 '너무 심각하지 않기'
"애들아 나 벌써 3개 다 찾았어. 다들 서둘러라~" - 적절한 '허풍'
"이번 미션이 뭐였지? 치즈, 거위, 돼지였나?" - 적절한 '멍청함'
그런데 슬픈건, 제 경우에는 일부러 저런 대사를 날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ㅠㅜ 할 때마다 미션을 잊어버리고, 촉감은 마치 손에 고무장갑을 낀 듯 느껴지지 않거든요.
② 저학년 아이들과 하는 몇 판은 속임수 미플을 빼고 하기를 추천합니다.
일단 전리품 미플이 어느 정도 손에 익어야 재미있기도 하고, 처음부터 속임수 미플이 들어가면 정신없어 합니다.
속임수 미플은 그 쓰임새를 정확하게 알아야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전리품 미플 찾기에도 힘들어 합니다.
③ 진실할 것을 강조합니다.
모든 보드게임에서 강조하는 말입니다만 <마스터 폭스>에선 더 강조합니다.
가면을 쓰고 다들 안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속이기딱 좋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욱이 가면을 조금만 헐렁하게 쓰고 각도를 살짝 바꾼 뒤 눈을 아래로 내리면 미플이 살짝살짝 보이곤 합니다.
이런 유혹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진실할 것을 꼭 말해주세요.
참고로 이런 영화도 있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