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Mr. 폭스
웨스 앤더슨 감독, 2009년
출처: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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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폭스는 야생동물이 아니다: 야생동물 이야기
1. 판타스틱 Mr. 폭스는 판타지다
많은 분들이 탐욕스러운 인간에게 폭스 가족과 야생 동물들이 승리를 거두는 통쾌한 영화라고 생각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참 씁쓸했어요. 왜냐하면 땅 위에서 살아야할 동물들이 지하에서 살게 되면서 영화가 끝나거든요. 미스터 폭스가 제 아무리 마트를 탈탈 턴다고 해도 결국 지상에서 사는 건 인간, 지하로 쫓겨난 건 폭스 가족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야생 동물의 현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지극히 인간 중심적으로 쓰인 이야기가 이 영화죠.
자, 영화 속에서는 폭스씨가 닭을 농장에서 훔친 이유는 본능이라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즉, ‘재미’를 위해서였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요? 가끔 멧돼지가 농가에 피해를 크게 입히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을 거예요. 왜 멧돼지나 고라니 등이 농가로 내려올까요?
① 인간 경제 활동 지역이 동물 서식지에 가까우니까요. ‘그냥 내가 사는 곳에서 내가 먹이를 먹는데 왜 내가 나빠?’ 그럴 수 있죠.
② 정말 배고프니까. ‘먹을 게 없어. 나도 내려가기 싫어.’ 그럴 수 있죠.
심지어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나중에 지하에서 살게 되는데,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영화 보면서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지하에 사는 여우가 행복할리 없잖아 (출처: DAUM 영화)
2. 우리 나라 야생 동물 이야기
100년 전에만 해도 산에 호랑이 출몰했죠. 그런데 일제 강점기 때 해로운 동물을 없앤다는 ‘해수구제사업’에 의해 호랑이는 140여마리, 표범이나 곰들은 1000마리 이상 죽임을 당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한국전쟁 때는 서식지가 파괴됐고요, 그 이 후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서식지가 파괴되었죠. 또 아시겠지만 곰은 웅담, 호랑이는 뼈 등 야생 동물들은 보신음식으로 밀렵꾼에 의해 많이 희생 되었어요. 1983년 설악산에서 밀엽으로 죽은 곰 웅담이 4천 만원 넘는 가격으로 팔렸다고 해요.
지구의 역사를 보면 많은 생물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멸종 이유 대부분 인간 때문(밀엽, 지구 온난화 등) 이죠. 이걸 보면 인간은 참 생태계에 나쁜 동물 같아요. 만화 <기생수>(이와아키 히토시)를 보면 지구에서 기생하는 동물이란 결국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요.
그럼 어쩌란 거냐, 계발을 하지 말라는 거냐? 하고 물으실 수 있어요. 저는 집도 짓지 말고 동굴 속에서 살자는 게 아니에요. 인간이 지구에서 최종 소비자 위치에 올라와있다면 다른 동식물들과 더불어 살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거죠. 이런 호혜적인 관점이 아니라 이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도 결과는 같아요. 왜냐하면 다른 동식물들이 멸종되어 갈수록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그 대가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이죠.
온실가스 감소와 같은 전 세계적인 노력, 생태도로 같은 국가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해요.
제가 생각하는 간단한 노력 두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 째, 야생 동물에 대해 관심 가지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그것이 사회 내에서 상식이 되고 제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다음은 야생동물에 대한 예의 알기에요. 예를 들면 과잉친절 베풀지 않기. 숲에 가서 청솔모 같은 동물에게 과자 등 음식을 주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또는 배고플까봐 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고라니 새끼 같은 경우에 혼자 있으면 친절하게 보호소로 데려 오는 분들이 계세요. 이건 납치에요, 납치. 그리고 산에서 야호 소리 지르거나 산에 오를 때 큰 개를 같이 데리고 가는 것도 야생동물들은 무서워해요.
결국 나쁜 건 인간 (출처: DAUM 영화)
3. 마무리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힘든 생활을 하는 야생 동물을 마치 먹고 살만한 동물들처럼 설정해 두었어요. 동물들은 자기 배가 부르면 굳이 인간이 사는 곳까지 내려와서 먹이를 구하지 않잖아요. 영화에서 진짜 야생동물이 한 마리 나오는데, 폭스와 잠깐 스쳐지나가는 ‘늑대’죠. 배고프고 춥고 힘든 늑대요.
제가 알기에 교과서에 나오는 동물은 애완동물(반려동물)과 (명칭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경제동물 뿐이에요. 모두 인간에게 이롭다고 일컬어지는 동물들이죠. 하지만 인간 때문에 피해를 보는 동물들인 동시에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야생동물들도 교과서에 자세히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참고
<바람 아래 소곤소곤>(환경부 팟캐스트): 한국의 야생동물
<따르릉! 야생동물 병원입니다>(최협 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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