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글 / 그림: 강풀
웹툰: 다음 만화속세상
책: 재미주의
관련 교과: 역사 > 현대사
사진1
제가 가진 책은 만학세계사에서 나온 판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출판사가 바껴서 다시 나왔더라고요. 판본도 조금 바뀌고 만화 구성도 웹툰에서 만화책 형식으로 바꿔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1. 책 소개
<26년>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은 지 26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참가했다가 시민을 죽인 것에 양심의 가책을 품고 살아온 대기업 회장이, 26년 후 시민군으로 참여해 죽음을 당한 이들의 자식들을 모으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사격선수, 조각가, 건달, 경찰관, 국사교사……. 그들은 모두 마음 속 아픔과 상처 그리고 외로움을 품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 있는 '그 사람'을 암살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그 계획이 실패냐 성공이냐'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이야기'로 기억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만화는 어떤 방법으로 암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강풀 작가의 무게는 '사람'에게 향해 있습니다.
2. 역사 교육과 <26년>
역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대한민국 현대사는 다루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2015년 가을,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나라가 시끌합니다. 이런 나라에서 수업에 대한 자기 검열은 당연합니다.
역사 수업 첫 시간,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합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 내 생각이 진리는 아니다.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왜 생각이 다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역사 공부라고 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6년>은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26년>은 '이것이 옳다'라는 명제를 던져주기 보다,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들을 던져줍니다. 결말이 열려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 같습니다.
사람 중심 역사
이제는 왕과 대통령을 중심으로 배우던 역사에서 탈피해서, 백성과 시민을 중심으로 역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해야만, 역사를 내 삶 속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은 시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재 감시원fire watch>(코니 윌리스)은 시민들의 삶이 역사라는 인식을 잘 나타낸 작품입니다.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26년> 또한 훌륭한 작품입니다.
1980년 5월 18일 일어났던 사건 자체 보다는, 사람에게 중심이 맞쳐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사건은 사건으로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건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있는 한 그 사건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 입니다.
'일제 강점기'는 끝났지만 '위안부 할머니'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현재진행형인 사건을 바탕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협의하는 것,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라는 것을 <26년>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습니다.
3. 수업 방법
책이 여러 권 있지 않은 이상 수업 시간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먼저, 책을 소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학교 도서실에 미리 책을 신청해 두면 좋습니다. 물론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학급 도서로 두면 훨씬 좋겠고요.
제 경우는 단원이 끝나거나 시작하기 전에 그 단원과 관련한 책을 아이들과 읽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 시간 식물 단원이 나오면 식물과 관련한 책을 학급 아이들 수보다 더 많게 도서실에서 빌려옵니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책을 읽는 시간을 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 현대사 수업이 끝나면 그와 관련한 책을 도서실에서 빌려옵니다. 그리고 그 중에 <26년>을 넣어 둡니다.
4. 영화
저는 영화 <26년>(2012)을 수업에 활용하는 것은 반대 합니다.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다소 잔인한 장면도 있고 책과는 다르게 용서와 화해 보다는 분노에 촛점이 맞춰져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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