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 퍼스트 카우 비교 리뷰

2021년 영화 중에서 비교하면 흥미로운 두 편의 영화가 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퍼스트 카우>다.


2021년 영화 중에서 비교하면 흥미로운 두 편의 영화가 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퍼스트 카우>다.

두 영화는 겉모습만 보면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빠른 전개와 거침없고 잔인한 액션 장면으로 가득한 19금 본격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 영화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4:3 프레임 속에서 흘러가는 느린 전개와 차분한 대화 속에서 이어지는 두 남자의 우정 영화인 <퍼스트 카우>.

풍경으로 비유해볼까?
<퍼스트 카우>가 잔잔하게 흐르는 개울물에서 단 두 명만이 발 담그고 찰장찰방 노는 풍경이라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워터파크 파도풀처럼 역동적이고 백여명이 동시에 꺄꺄 소리지르면서 노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풍경이지만, 물놀이라는 주제는 같은 것처럼 두 영화의 주제도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영화는 모두 주류에 대한 반란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체를 보는 시각이 ‘주류’가 아닌 ‘비주류’라는 말이다.

<퍼스트 카우>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 주류와 다른 아웃사이더들 이야기를 담았다.
쿠키와 킹 루. 둘 다 돈 없고 비천한 아웃 사이더 중에 아웃 사이더다. 서부 개척시대 나오는 총잡이 카우보이나 원주민 목따는 사람들 또는 황금 찾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란 거다.
쿠키는 소심하고(서부 영화에서는 적극적인 성격이 필수) 싸움도 못하고(서부 영화에서는 총을 안보고 쏴도 적들을 쓰러뜨리는 실력이 필수) 잘하는 건 제빵. 아니 빵 굽는 서부영화라니 이건 뭐 신선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킹 루는 중국인(서부 영화에서는 백인이 주인공 필수, 하다못해 아메리카 원주민은 되야지)인데 자기 고향에서도 왕따 당하던 남자(서부영화에서는 매력철철 인싸가 필수, 하다못해 외로운 늑대 이미지는 되야지).
이런 주인공들을 데리고 감독은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영화 제목처럼 감독은 주인공 쿠키와 킹 루를 ‘퍼스트 카우’라고 말하는 것 같다. “쿠키, 킹 루 너네가 첫 번째야, 미국 역사의 시작이야. 미국 역사의 상징이야.” 라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어떨까?
주인공들은 죄다 범죄자다. 감옥에 갇힌 그들은 미국 정부와 거래하고 자살 특공대에 들어간다. 그래서 영화 시작하자마자 멋지게 등장한 이 자살특공대들은 정말 거의 다 죽어버린다.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도입부다. 그래도 이들은 초인들이긴 한데 그러면 뭐하나. 악당에 비주류인데. 특히 슈퍼맨이라는 DC최고 능력자 히어로를 저격해서 감옥에 온 ‘블러드스포트’의 설정은 대놓고 주류 까는 설정이다. 엄마한테 학대받고 자란 폴카도트맨의 우울은 성격은 초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냥 아웃 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렛캐쳐2. 렛캐쳐2는 심지어 1도 아니다, 2다.
그런데 진짜 비주류 오브더 비주류는 쥐다. 찍찍 거리며 다니는 인간이 아닌 그냥 동물 쥐. 이 쥐들이 영화 끝판왕 거대 불가사리 괴물 스타로를 죽인다(이 부분만 봐도 할말은 많다. 초간단 요약하면, 자벨린은 죽기 전에 창을 할리퀸에게 줌 > 이 창으로 스타로 눈을 뚫음 > 이 구멍으로 렛캐쳐2가 부른 쥐들이 바글바글 들어감 > 스타로 사망. 엘리트 리더와 대중의 관계, 혁명은 이어진다(창)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너무나도 다른 형식의 두 영화 모두 역사의 주체는 비주류 아웃사이더 별볼일 없어보이는 바로 너! 라고 외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흥미롭다.
여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스트 카우>는 미국의 역사를 이야기 하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미국을 열심히 까는 영화다. 미국이 세계의 주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