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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수업

학급이 함께 하는 보드게임 (2) 슈퍼미니

슈퍼미니


[학급이 함께 하는 보드게임]


보드게임 동아리든 다른 창체 시간이든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하고 싶을 때 가장 큰 문

제는 보드게임 개수 입니다.

적어도 모둠 수 만큼은 있어야하는데 여러 종류 보드게임을 사자니 모둠마다 각각 다른 보드게임 규칙을 알려주러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같은 종류로 보드게임을 사자니 예산도 부족하고 그 돈으로 다른 보드게임을 살 수 있는데 아까운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학급이 한 번에 다 같이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급이 함께 하는 보드게임 (2) 슈퍼미니


 <슈퍼미니>는 2~6인 게임입니다. 4명씩 한 모둠을 만들어서 여섯 모둠이 만들어지면 좋지만 때론 학급에 아이들이 많아서 7모둠까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는 2학년 통합교과 > 여름 > 곤충과 관련해서 이 게임을 했지만, 창체시간이나 토론 시간에 해도 좋을만한 게임입니다. 적절한 토론과 적절한 운으로 아이들을 흥분시키는 게임, <슈퍼미니>를 소개합니다.


*슈퍼미니 보드게임 설명 바로가기



1. 준비하기


<슈퍼미니> 구성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행복한 바오밥


 이 중에 트랙 카드와 곤충말을 크게 만듭니다.

 크게 만들어서 뭐하냐고요? 칠판에 붙여서 모든 아이들이 게임판(트랙 카드)과 말(곤충말)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① 스캔을 합니다. 저는 학교에 있는 스캐너를 사용했습니다.

 ② A4 크기에 맞게 프린트를 합니다. 곤충말은 큰 곤충은 크게, 작은 곤충은 작게 만들었습니다.

 ③ 뒷면에는 자석을 붙여 둡니다. 칠판에 붙이기 위해서죠.


 저는 위 사진처럼 만드는데, 크기 조절에 실패한 시간까지 합쳐서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아, 그리고 트랙카드에는 점수도 써 넣었습니다.

깔끔하게 작업해서 프린트했으면 좋았을텐데, 저는 이미 프린트를 해버린 뒤라서 그냥 유성매직으로 써버렸습니다.




 그럼 이동 카드와 비밀목표 카드는 어떡게 할까요?

그냥 두었습니다. 이것도 크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일이 너무 커질 것 같기도 하고 보관도 어려울 것 같아서 그냥 그만 두었습니다.


 다만 이동 카드는 다른 친구들에게 모두에게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실물화상기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실물화상기는 '구시대 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학급 전체가 함께 하면서, 실물화상기는 없어서는 안되는 완전 소중한 제 친구가 되었답니다. 네, 반성합니다.




2. 게임 전 설명


규칙 바꾸기 (1) 이동 카드 나눠주기


 이 게임은 6인까지 가능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인원이 많아서 일곱 모둠 기준으로 게임을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카드 개수가 부족한 문제입니다.


 먼저, 이동 카드 입니다.

 게임에서 이동 카드는 모두 34장 입니다. 설명서에는 여섯 명이 게임을 할 경우 5장씩 나눠 가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7모둠이면 '7모둠 X 5장 = 35장' 이라는 간단한 구구단으로 이동 카드가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모둠마다 4장씩 주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카드를 4장식 주려면 모둠 구성원도 4명 이하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3. 유의 사항'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규칙 바꾸기 (2) 교환 카드 사용하기


 다음은 이동 카드 중, '교환하기' 기능을 가진 카드에 대한 문제 입니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밀 목표 카드를 알아야 합니다.

 비밀 목표 카드는 게임에 모두 14장 들어있습니다. 2장씩 가지기로 되어 있는데, 일곱 모둠이라면 '7모둠 X 2장 = 14장' 이라는 간단한 구구단으로 '어, 딱 맞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동 카드 중에서 아래와 같은 기능을 가진 카드가 있습니다.


출처: 행복한 바오밥


 문제는 비밀 목표 카드를 모둠 전체에게 모두 나누어주었기 때문에 남은 비밀 목표 카드가 없다는 겁니다. 남아있는 것이 없으니 당연히 바꿔갈 수도 없겠죠.


 그래서 카드 기능을 '다른 모둠 비밀 목표 카드와 바꾼다'로 변경했습니다.

1모둠이 저 카드를 냈다고 하고 상황을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① 1모둠 김길꽃 어린이가 '교환하기'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② 김길꽃 어린이는 5모둠을 지목했습니다. "야, 니네 우리랑 바꾸자~"

 ③ 5모둠 최아롱 어린이가 비밀 목표 카드를 가지고 대표로 나옵니다.

 ④ 김길꽃(1)은 최아롱(5)의 손에서 5모둠 비밀 임무 카드 두 장 중 한 장을 무작위로 뽑습니다.

 ⑤ 이번엔 반대 입니다. 최아롱(5)은 김길꽃(1)의 손에서 1모둠 비밀 임무 카드 두 장 중 한 장을 무작위로 뽑습니다.

 ⑥ 서로 자기 모둠으로 가져가서 바뀐 비밀 임무 카드를 확인합니다. 5모둠에선 환호성이, 1모둠에선 한숨이 새어 나옵니다.


 상대방과 무엇인가를 바꾼다는 것은 그냥 더미에서 뽑는 것과는 다른 짜릿함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특히 더 즐거워하곤 합니다.




3. 유의 사항


 먼저, 한 모둠 인원은 이동 카드 개수보다 적거나 같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 이유는 아래 두 번째 유의 사항과 관련있습니다.


 두 번째는, 모든 모둠 구성원은 적어도 한 번은 이동 카드를 가지고 실물 화상기 앞으로 나가게 해야 합니다.

 이유는 당연히 모든 아이를 참여하게 하기 위함 입니다. 한 명만 주구장창 실물화상기 앞으로 뛰어 나오다보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음 이유는 앞에 나와서 조그마한 자신감이라도 가져보게 하려는 겁니다.

실물 화상기 앞에서 단순히 카드를 내려놓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선택해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 '한 칸 갈지, 두 칸 갈지', '도토리를 선택할지 잣을 선택할지' 등이 그 경우입니다. 물론 미리 모둠에서 결정된 사항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앞에서 선택을 해본다는 경험은 누군가에겐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또 짜릿함을 맛보기도 합니다. 생각없이 나왔다가 자신이 가져온 카드로 인해 어느 모둠에서는 커다란 환호성이 들리고, 어느 모둠에서는 길고 낮은 탄식 소리가 들리면 어리둥절 하면서도 짜릿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이동 카드를 가지고 나올 순서를 미리 정해놓게 합니다.

이 이유는 네 번째 유의 사항과 관련있습니다.


 네 번째는, 꼭 토의하고 결정하도록 합니다. 

모둠이 4명이고 이동 카드가 4장이니까, 이동 카드를 나눠주자마자 각자 한 장씩 나눠갖는 모둠이 있습니다. 이러지 않도록 '이동 카드는 개인 것이 아니라 모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의가 필요한 것이고요. 그런데 가끔 결정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번에 이동 카드를 가지고 나갈 아이가 결정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은, 교사의 양념입니다.

사회를 보는 교사는 마치 곤충 경주 해설을 하듯이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을 하면, 아이들은 게임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아, 무당벌레와 달팽이의 1위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번엔 3모둠 이똘망 선수가 메뚜기를 단숨에 2위로 올려놓았습니다."

같은 대사를 힘껏 소리치면서 말이죠.


아이고, 한 판만 하려다 두 판을 내리했더니 목이 다 쉬었네요.



4. 개인전보다 모둠점이 더 재미있는 게임, <슈퍼미니>


 사실 <슈퍼미니>는 썩 재미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그냥 할만한 게임 정도가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2% 부족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총평을 했었죠.


 그런데 그 2%는 모둠이 함께 하면서 채워졌습니다. 모둠 친구들이 함께 웃고 함께 탄식하면서 게임을 했었거든요.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다 재미있어 한 것은 아닙니다. 또 학급 아이들 성향에 따라 이 게임을 재미없어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 '학급이 함께 하는 보드게임' 중 하나가 바로 <슈퍼미니> 입니다.


슈퍼미니 실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