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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업

[역사] <크루즈 패밀리> 선사시대 이야기

크루즈 패밀리

크리스 샌더스 / 커크 드 미코 감독, 2013년

출처: DAUM 영화


역사 > 선사시대



역사는 상상이다


 선사시대란 말 그대로 역사시대 이전의 시대를 말합니다. 그리고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불, 철 등을 사용했는가가 아니라 문자를 사용했는가입니다. 문자를 사용해서 ‘역사’를 남겼으면 역사시대, 문자가 없어서 ‘역사’를 남기지 못했으면 선사시대(先史時代, the prehistoric age)라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선사시대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남아있는 유적으로 추측을 할 뿐이죠.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선사시대 이야기는 매우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선사시대만큼 상상하기 좋은 시대도 없습니다. 아는게 적을수록 상상의 영역은 더 크게 자리잡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크루즈 패밀리>는 선사시대를 상상한 유쾌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아이가 있다면 이 작품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





역사를 상상한 영화, <크루즈 패밀리>


 <크루즈 패밀리>는 선사시대 크루즈 가족들이 새로운 도구들을 사용하는 소년 '가이'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정신없이 표현한 작품입니다. '정신없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마치 레이싱카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리듯 정신없이 그리고 유쾌하게 질주하는 영화가 <크루즈 패밀리> 입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는데, 저는 같은 해 노미네이트 되어서 상을 받은 <겨울왕국>보다 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질주하는 <크루즈 패밀리>는 중간 중간 다양한 발명품들이 나옵니다. 그 당시에 실제로 그런 발명품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럴 듯한 상상은 언제나 즐겁기만 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상상과 관련해 아이들과 세 가지 활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발명품 뿐 아니라 영화 배경도 상상 가득이다. 여기가 지구라니! (출처: 네이버 영화)



1. 이 상상, 합리적인가? 진짜 있었을까?

 영화 속 발명품들이 정말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활동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선사시대에 영화에 나오는 발명품들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고, 만약 의견이 갈린다면 서로 이유를 말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몇 가지만 말해볼게요.
 ‘불’은 인류 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발명이기 때문에 굳이 상상할 필요까지는 없겠죠. 이건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까칠까칠한 땅을 지나가기 위해 신발을 만들었다는 것은요? 그럴 듯합니다. 물론 아니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동료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 조가비를 사용했다는 것은요? 이것도 그럴 듯하죠. 그렇지만 조가비로 그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럼 이건 어떤가요? 동물을 허리띠로 사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물 가죽으로 사용했을 수는 있지만 조금 무리가 있는 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아이들도 이건 아니죠, 라고 할겁니다.

 또 돌에 얼굴을 박아 새겨 넣는 사진기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돌 사진기는 상상만으로는 기발한 발명품 입니다.

 이 외에도 애완동물이라든지 날틀(행글라이더), 신발 같은 발명품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영화 속 발명품들을 평가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베스트 상상 발명품상 뽑자고 합니다. 아이들은 과연 어떤 발명품에 '좋아요'를 가장 많이 던질까요?

쳇, 선사시대에도 우산쓰고 연애했구먼. (출처: 네이버 영화)



2. 선사시대에 있었을 것 같은 발명품 상상하기
 
 이번에는 선사시대에 있었을 것 같은 것을 아이들이 직접 상상해 보는 활동입니다.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씁니다.
 이 활동은 개인이 해도 되고 모둠이 크루즈 패밀리처럼 '패밀리'가 되어서 발명품을 만들어도 좋습니다.
 이 주제가 너무 어렵다고 느낄 것 같으면 모둠 활동을 추천합니다. 상상은 처음이 어렵지 누군가 한 번 시작하면 내 상상도 증폭되기 마련이거든요.
 여기서 한 가지 팁이라면, 아이들에게 너희는 선사시대 인류라는 최면을 걸어주면 효과가 더 크다는 겁니다ㅋ
 때론 영화 속 이야기보다 더 기발한 발명품이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이런거는 자제하자. 정말 하고 싶으면 어쩔 수 없지만. (출처: 네이버 영화)


 발명품 이야기로 상상을 자극했다면, 이제는 어느정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선사시대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교과서 내용과 이어지기도 하고요.
(물론 3번 활동을 먼저하고 1,2번 활동을 나중에 해도 됩니다.)


3. 선사시대 이야기

 <크루즈 패밀리>는 발명 뿐 아니라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발자취도 남겨져 있습니다. 영화에서 크루즈 가족은 ‘구인류’로, 가이는 ‘신인류’로 묘사됩니다.

 이제 이 신인류 가이가 보여준 다양한 발명품들이 인류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시간입니다.


 먼저, 불은 인류 역사에서 엄청난 발명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는 장면은 인상 깊습니다. 불의 발명으로 인간은 어둠 속에서도 동물의 위협에서 보호 받을 수 있다든지,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게 됩니다.


 또 사는 곳에 따라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동굴에서 인류가 나오게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입니다. 크루즈 가족들은 동굴 속에서 절대 나오지 않잖아요. 그러다가 여차여차해서 동굴 밖으로 나오는데, 이건 인류가 동굴 밖으로 나온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잉여 생산물에 대한 것도 나옵니다. 가이는 크루즈 가족들이 사로잡은 동물을 다 먹어치우자 많을 때 음식을 많이 남겨 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크루즈 가족들은 ‘우린 먹을 걸 남긴 적이 없어’라고 말하죠. 이들의 짧은 대화를 통해 ‘음식물 저장’이라는 매우 중요한 개념을 가이는 이해하고 있었고 크루즈 가족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긴 이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남길 음식이 없었을지도 모르죠.

 영화에서는 이렇게 퉁쳐서 말하긴 했지만 음식물을 저장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마도) 교과서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음식을 저장하고 음식이 남게 되면서 '전쟁'과 '계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영화는 잠깐씩이지만 인류에 대한 발자취를 새겨 두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면 역사에 더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여기서는 애완동물처럼 묘사되지만, 동물을 길들인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길들여진 여러 동물들은 농경, 사냥, 방범(watch) 등에 사용되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맺는 글


 저는 역사 공부에서 합리적 상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상이 합리적이 되려면 사료를 분석하고 지금까지 학자들이 이야기한 자료를 들추어보아야 합니다. 또 이것이 상상으로 이어지려면 상상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역사 첫 시간, 영화 <크루즈 패밀리>를 보면서 합리적 상상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 시절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은 즐겁다.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