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선 If you were me 6
이런 분에게 추천 합니다.
이런 분들이라면 읽어볼만 하겠사옵니다.
일. 영화로 수업은 하고 싶은데 2시간짜리 영화를 보기에는 부담 백배 되시는 분. 이. 인권에 관심이 많은데 어떤 영화를 보아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 삼. 지금 할 일이 없으시어 무엇을 할지 방황하고 계시는 분. |
시선 시리즈란?
2003년부터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인권과 관련한 옴니버스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제목에 '시선'이란 말이 붙기 때문에 이 영화들을 흔히 '시선 시리즈'라고도 합니다. 영어 제목은 <If you were me>인데 번역하면 '만약 네가 나라면'입니다. 즉, 입장 바꿔서 생각해자는 뜻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보통 ‘시선’ 시리즈라고 불리는 이 영화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상영 시간이 짧아서죠. 대부분 40분이 안 되는 영화들입니다. 거기다가 감독들도 (나름) 쟁쟁하고 주제 또한 인권이니 참으로 건전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물론 동성애 등 논란이 되는 주제도 있습니다).
참고로 영화는 아이들과 보기 전에 먼저 따로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선생이 가르칠 내용 정도는 미리 봐야지~’ 뭐 이런 쾌쾌한 얘기가 아니고, 저를 믿지 말라는 겁니다ㅋ 제 마음대로 해석한 부분도 있고 심지어 오래된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쓰는 작품도 있으니까요(사실 영화를 다시 보고 글 쓰려고 했는데 귀찮아서요^^;). 그니까 아래 소개된 작품은 그냥 ‘참고’만 하시기를 꼭! 꼭! 꼭! 바라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가득 있습니다.
2013년에 나온 작품입니다. 굳다운로드와 DVD 모두 구할 수 있습니다. 총 상영시간이 109분이지만 서로 다른 작품 세 편을 합한 상영시간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109분÷3편 = 한 편당 약 40분 정도라고 추측 됩니다. 딱 초등학교 1교시 분량이네요.
1. <두한에게>(박정범)
뇌병변 장애를 가진 두한이와 그 단짝 친구 철웅이가 주인공입니다.
이야기는 두한이와 철웅이 두 가지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
먼저, 철웅이. 철웅이는 두한이의 단짝친구입니다. 철웅이는 발음이 매우 어눌한 두한이의 말을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통역’해줄 정도로 두한이와 가까운 사이입니다. 또한 판치기(책 위에 돈을 올려놓고 옆을 손으로 쳐서 넘기는 게임)를 해서 두한이의 돈을 따가는 같은 반 친구에게 그만 하라고 하다가 화장실에서 맞기도 하는 의리파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철웅이는 가난하고 두한이는 부자입니다. 두한이와 같이 잘 다닌다고 두한이 어머니에게 신발과 시계를 선물받기도 합니다. 두한이 집으로 놀러간 어느 날, 철웅이는 두한이 형의 아이패드를 발견합니다. 잠시 고민하던 철웅이는 결국 아이패드를 훔칩니다.
(잡스 형님은 인간의 욕망을 잘 아는 분 이었죠)
그리고 다른 시선, 두한이. 흔히 ‘모자라 보이는’ 아이는 그저 ‘돌보아 주어야’할 아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자라 보이는’ 두한이에게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기(pride)가 있습니다.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지요. 하지만 철웅이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은 계속 지면서도 판치기에 도전하는 두한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 예를 들면 성욕(sexual desire)도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두한이와 철웅이가 비밀 장소에서 여학생들 속옷을 훔쳐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햇빛이 반짝 반짝 비추는데 둘이서 입을 벌리고 헤헤 거리는 모습을 보면 분명 둘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입니다.
(미술시간에 두한이가 그리는 저 빨간색 추상화가 이 작품을 흐르는 핵심 소재다)
영화를 보면서, ‘아, 저 작품 아이들과 보기 좋다~’ 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안 되겠네~’ 했습니다. 바로 여학생들 치마 안에 속옷이 클로즈업 되는 장면 때문입니다. 제가 너무 진부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영화를 보여줄지 말지는 학생 수준을 고려해서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기 입니다~
2. <봉구는 배달 중>(신아가, 이상철)
할아버지 봉구는 실버택배 아르바이트로 먹고 삽니다.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은 없습니다. 딸은 결혼해서 미국에 삽니다. 또 우리 봉구씨는 글씨를 읽지 못합니다. 왠지 분위기가 우울하죠? 그런데 이 영화는 웃긴 영화입니다.
대사나 행동으로 웃긴 영화가 아니라 상황으로 웃기는 영화입니다. 바로 ‘행운이 납치사건’
(바로 요 녀석이 행운이다. 뭐랄까, <어떤 시선> 연기 대상은 행운이에게 주어야 하지 않을까?)
봉구씨는 택배 배달 중에 유치원 차를 타지 않은 행운이를 발견합니다. 우리 봉구씨 성격이 정의로워서인지 택배 기사로서 직업의식인지 몰라도 행운이를 유치원으로 데려다 주려합니다. 쿨하고도 순수한 행운이는 자연스럽게 봉구씨와 길을 떠납니다.
행운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려고 하는 봉구씨는 돈은 돈대로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합니다.
하지만 봉구씨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납치범’ 이라는 누명.
(그냥 사진만 봐도 힘들어 보이는 봉구 할어버지 ㅠ)
영화는 봉구씨와 행운이 중 어느 쪽이 귀여운지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둘의 여행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비싸게 주고 샀다며 투덜거리는 봉구씨의 핸드폰, 손이 떨려 1등을 놓친 봉구씨의 로또,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없는 봉구씨의 딸, 납치 누명까지 쓰며 고생했던 행운이와의 만남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며 훈훈한 마무리로 끝을 맺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때론 웃기고 때론 따뜻하게 노인 문제를 그려냅니다. 내용도 쉽고 자극적인 장면도 없기 때문에 이 영화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3. <얼음강>(민용근)
여기 훈훈한 한 청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엄친아라 부르고 싶고 누군가는 우리 사위라고 부르고 싶고 또 누군가는 남자친구라고 부르고 싶은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선재.
(엄마에게 손 글씨 꾹꾹 눌러 편지 쓰고 있는 이 청년, 참 훈훈하네~)
아르바이트하는 카센터에서는 성실 그 자체, 미용실하는 엄마와는 알콩 달콩 효자심청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청년에게도 커다란 고민이 있습니다, 엄마를 속일 수밖에 없는 일.
대한민국 청년에게는 누구에게나 군대를 가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은 군대 가기를 거부하려고 합니다. 다른 말로는 종교적 사유로 인한 양심적 병역거부.
엄마와 사이좋은 이 청년에게도 아버지와 형, 형수와 조카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영화 초반에는 마치 엄마와 아들 둘만 남은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따로 살고 있지만 분명 가족이 있는데도 말이죠. 왜 따로 살고 있을까요? 그건 아버지와 형에게는 있고 선재에겐 없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너는 ‘감옥에 다녀왔니?’ 입니다. 아버지와 형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감옥을 다녀왔습니다. 두 남자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오열했고 너무나도 힘든 세월을 보냈지요. 그 어머니를 보며 착한 아들 선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그 착한 아들 선재를 바라보는 엄마는 또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어머니의 마지막 남은 아들 선재와 어머니의 의지가 되고 싶은 선재)
어머니는 선재가 숨겨놓은 입대 하루 전 영장을 발견하고 맙니다. 이 때 부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지요. 군대를 갈 수 ‘없는’ 선재와 감옥에 보낼 수 ‘없는’ 엄마의 갈등.
영화에서는 ‘여호와 증인’이라는 특정 종교가 나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여호와 증인 말고도 다른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군대 가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병역 거부 앞에 ‘양심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겠지요.
아마도 영화를 보는 사람에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특정 종교 때문에 영화보기 거북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찬성이냐 반대냐를 떠나서 적어도 우리 사회에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합리적으로 생각해보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계 무역규보 랭킹 8위의 명예를 가진 대한민국이라면 말입니다.
(저 얼음강을 건널 수 있을까?)
영화 중간에 카센터 아저씨가 선재를 카센터 사무실에 가두어 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는 선재 어머니를 불러 오지요. 사무실에 갇혀있는 선재를 보고 어머니는 주인에게 불꽃 싸다구를 날립니다. ‘네가 뭔데 내 아들을 가둬’라면서요. 이 장면이 하이라이트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 초등학생에게는 조금 어려운 개념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어른들조차 함부로 말을 꺼내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에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제가 중고등학생의 수준은 잘 모르지만 적어도 수준 있는 중학생 정도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작 품 |
주 제 |
난이도 |
두한에게 |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
중 |
봉구는 배달중 |
노인문제 |
하 |
얼음강 |
양심적 병역거부 |
상 |
*난이도 하: 초등학생이면 무난하게 소화, 중: 수준 있는 초등학생부터, 상: 수준 있는 중학생부터.
<어떤 시선> DAUM 영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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