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바이런 하워드, 크리스 윌리엄스 감독
2008년
출처: DAUM 영화
줄거리
첫 장면부터 블록버스터급 액션 장면이 나옵니다. 소녀 페니와 슈퍼 개 볼트가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게 사실 드라마 장면 입니다. 다만, 감독이 볼트의 연기력을 높이기 위해 볼트한테는 진짜 상황이라고 믿게 만들었을 뿐이죠. 그래서 볼트는 세트장에서 먹고 자고 한답니다. 아, 실제로 볼트도 자기가 정말 슈퍼 개인줄 알아요. 그러던 어느 날, 볼트는 우연히 세트장 밖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것도 세트장에서 엄청나게 먼 곳으로 말이죠. 볼트는 페니를 찾기위해 세트장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이 이 영화 내용의 대부분 입니다. 여행 중에 볼트는 현실주의 고양이 니튼스를 만나면서 자기가 슈퍼개가 아님을 깨닫게 되죠. 하지만 볼트는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배워나갑니다. 한편 페니도 볼트를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볼트는 '가짜' 볼트와 드라마를 찍는 페니를 목격하고는, 페니에게 버림받았다고 오해하고 스튜디오를 떠나려고 합니다. 그 순가 세트장은 불길에 휩싸이고 페니는 위기에 처합니다. 과연 페니와 볼트는 오해를 풀고 세트장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 |
평범과 특별함에 대한 사색
페니가 볼트를 사랑한 이유
주인공 사람 페니는 왜 주인공 개 볼트를 사랑했을까요? 초능력을 가진 ‘슈퍼 개’라서? ‘볼트’가 평범한 개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죠. 그럼 자기 인기를 높여주기 때문에? 이것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페니는 실종된 볼트를 대신한 ‘가짜 볼트’에게 애정을 주지 않고 ‘진짜 볼트’를 그리워했기 때문이에요.
페니는 결코 특별한 것을 볼트에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페니는 영화 초반부터 볼트와 드라마 속에서가 아닌 가족으로 함께 살고 싶어 했죠. 평범한 일상을 바랬던 거예요. 볼트는 평범한 개지만 페니에게 있어서 볼트는 특별한 개였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초능력이 없어도 너를 사랑해 . (출처: DAUM 영화)
특별한 사람
아이들에게 ‘특별한 사람’에 대해 물으면, 돈 많은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 인기 많은 사람(가수 등), 잘 생긴 사람 등을 말해요.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부모와 교사 그리고 미디어에서 아이들에게 그렇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자기는 운동도 공부도 못한다고 시무룩한 아이를 보면 내가 어떻게 아이를 가르쳤는지 부끄러워져요.
하지만 존재의 특별함이란 무엇을 잘하고 뛰어나서가 아니잖아요. 그 존재 자체가 내게 소중하기 때문에 특별한 거잖아요.
<볼트>를 보고 평범함과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쓴 4학년 아이 글을 보면 때때로 아이가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굳이 나에게 이득을 주지 않아도 가족이란 이름으로 사랑하는 것 같다. (중략) 함께 있으니까 행복하고 부럽지 않은 것이다. 꼭 재능이 있어야 사랑했다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아마 다 사랑받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충분히 사랑을 받고 있다.’ |
슈퍼 개가 아니라는 사실에 괴로워하다가, 평범함을 깨달아가는 볼트. (출처: DAUM 영화)
서로 소중하다고 말하기
저도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어요. 너희가 공부 1등 못해도, 너희가 스포츠클럽 1등 못해도 너희들은 내게 특별한 아이들이라고요.
그리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하라고 했어요. “엄마는 참 평범하지만, 내겐 정말 특별해”라고. 그러니까 애들이 웩~ 하더라고요 ㅋㅋ
그래서 말을 바꿨죠. 그럼 집에 가서, “아빠는 정~말 평범하네.”라고 말하고 속으로만 '하지만 내겐 정말 특별해요'라고 생각하라고요. 아이들이 웃으면서 그건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옆 사람과 연습하기로 했죠. “너 참 평범하구나~” 라고요.
이 글을 읽으시고 ‘평범’과 ‘특별’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꼭 영화를 보지 않아도 좋아요. 물론 보면 효과가 1억배 정도 더 나겠지만 꼭 안 보셔도 돼요ㅋ
그리고 ‘평범’해도 사랑한다고, 1등이 아니어도 사랑한다고, 넌 소중한 가족이라고(또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세요. 혹시 특별함을 강요했다면 사과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아요.
부모의 모범을 통해서 아이는 부모의 ‘평범함’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평범함’ 속에서 자기 가치를 찾아낸 아이는 ‘특별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에요.
볼트에게 평범함을 알려준 고양이. 난 이 고양이 마음에 들더라, 냐옹. (출처: DAUM 영화)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가?
영화 내낸 우울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던 볼트와 페니가 가장 행복해 보이는 장면이 언제 나오는지 아세요? 바로 끝맺음 자막 부분이에요.
끝맺음 자막이 올라가는 영상에서, 볼트는 페니와 같은 집에서 함께 지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냥 같이 놀고 같이 비맞고 그러는 굉장히 평범한 장면들인데, 굉장히 행복해 보여요.
그럼 우리에게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요? 내게 소중한 사람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닐까요? 때론 그 평범한 시간을 시간 낭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 평범한 시간을 특별하게 생각할 날이 올거에요.
즐기세요, 평범한 사람과 평범한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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