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수업

[경제] 행복한 학교 생활 (하이소사이어티)

708호 2016. 2. 15. 00:15

기회비용 2: 행복한 학교 생활 (하이 소사이어티)


경제(실과 또는 사회) > 기회비용

 ㄴ 수학 > 통계

 ㄴ 도덕 > 행복

 

 

이전 글: 기회비용1: 노땡스(게셍크트)



기회비용을 보드게임으로

 

 초등학교 과정에 기회비용이란 용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그 개념은 비교적 명확하게 나오죠. 그게 사회든 실과든 어쨌든 경제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 중 하나가 기회비용이니까요.


 기회비용이란 A를 선택했을 때 내가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것이 갖는 가치를 말합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이 기회비용이란 녀석을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기회비용을 느끼는 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준비하다가 떠오른 보드게임이 있습니다.



 <노 땡스> <기회비용1: 노땡스 수업 바로가기>

 <하이 소사이어티> 입니다. <하이 소사이어티 설명 바로가기>[각주:1]


 사실 수업은 <하이 소사이어티>를 먼저하고 <노 땡스>를 나중에 했습니다. 그런데 수업 후 생각해보니 게임 방법이 더 쉬운 <노땡스>를 먼저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하이 소사이어티>를 바꾸다


 그런데 이 게임을 수업에 쓰기에는 조금 꺼림직했습니다. 이유는 게임 주제(thema) 때문 입니다. 상류 사회라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최고가 되기위해 명성을 모으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어른들끼리 게임할 때야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지만, 아이들에게 게임을 설명하려고하니까 평소 제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던 말과 전혀 반대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좋은데 주제가 별로다, 그래서 게임 주제를 바꿔버리기로 했습니다.



<행복한 학교생활>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주제로 바꿨습니다.

 아이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중요한 공간인 학교를 소재로 행복이란 이름을 씌웠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다른 교과와 통합하자는 생각에[각주:2] 수학과 도덕까지 끌어들였습니다.



게임 만들 준비: 수학 > 통계 수업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교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을 모두 말해보게 한 뒤, 그 목록을 설문지로 만들었습니다. 이 설문에서 1순위와 2순위를 고르게 한 뒤 칠판에 결과를 썼습니다.



 여기서 어떻게 수업을 했는지까지 적으면 주요 내용인 '경제 수업'이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게임 만들기 ① 카드 순서 정하기


 이 과정을 거친 후 1지망은 2점, 2지망은 1점을 주어서 아이들이 생각한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 순위를 1등에서 10등까지 매겼습니다. 이 작업은 혼자 했습니다.


 10위까지 등수를 매긴 이유는 <하이 소사이어티>에서 점수 카드가 1~10점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위는 10점짜리 카드, 2위는 9점짜리 카드 그리고 10위는 1점짜리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1위는 행복한 가정, 2위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조금 의외였던건 4위로 뽑힌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아, 쉬어야 하는구나 너희들. 미안했다.



심슨 가족 정도면 행복하다 할 수 있지


 카드는 제가 사랑하는 '유희왕'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앞 면에는 새로운 그림을 붙이고 뒷 면은 그냥 유희왕 카드로 두었습니다. 귀찮아서요ㅋ


뒷 면을 그대로 두니, 게임할 때 애들이 유희왕 하는 것 같아요~ 라고 외쳤다. 다음에 하게되면 뒷 면도 바꿔야지. (안 귀찮으면)



게임 만들기 ② 특수 카드 바꾸기


 <하이 소사이어티>에 보면 특수 카드인 사고 카드와 x 2 카드가 있습니다. 이건 아이들과 상의하지 않고 제 마음대로 정했습니다.


□ 카드 한 장 없애기 → 중독

 -5점 → 따돌림

□ 1/2 → 절망, 포기

 x 2 → 협동 능력, 강한 의지, 사랑하는 마음


안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ㅜㅠ



게임 만들기 ③ 돈 카드 바꾸기


 마지막 고민은 돈카드 였습니다. 최신 핸드폰이나 집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친구, 가정 등은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끝에 돈 대신 시간으로 바꿨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다는 개념으로 말이죠.

 특수카드도 그 개념에 딱딱 맞아들어갔습니다. 내가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각주:3] 시간을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가, 내가 '강한 의지'를 가지기 위해서 얼마나 시간을 사용해야 하는가? 등의 이야기죠.


돈 카드 위와 아래에는 돈과 관련한 문구를 적어 두었다. 뭐, 게임하면서 아무도 저 문구는 안 봤지만.



수업 ① 기회비용 설명하기[각주:4]


 기회비용과 관련해서 5분정도 설명합니다.

 제가 가장 자주쓰는 예는 동네 가게와 대형 마트 입니다.


-집 바로 앞에 동네 가게가 있어. 그리고 걸어서 1시간 거리에 대형 마트가 있어.

그러던 어느 날, 과자를 정말 먹고 싶은거야. 그런데 동네 가게는 과자를 1,500원에 팔고 대형 마트는 990원에 팔아. 자, 너네 어디갈래? 자전거타고 대형 마트 가요, 이런 말 하지 말자 우리.


 그러면 대부분 아이들은 동네 가게를 선택합니다. 아, 왕복 2시간인데 아무리 싸도 대형 마트를 어떻게 가, 뭐 이런 반응이죠.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집 바로 앞에 동네 가게가 있어. 그리고 걸어서 30분 거리에 대형 마트가 있어. 그러면 과자 사러 어디갈래?


 이런 식으로 대형 마트 거리를 조금씩 줄여줍니다. 거리는 곧 내 에너지와 시간을 뜻하죠. 이렇게 계속 줄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돈과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수업 ② 게임하기


 게임 설명은 3분이면 됩니다. 물론 교사가 물 흐르듯 줄줄 설명해 줄 수 있어야죠. 어버버 거리면 안 됩니다. 그리고 바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이 게임이 5명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교사도 함께 게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사가 함께 게임을 하면 정말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이 게임은 한 판 밖에 못합니다. 40분 수업이기 때문에 설명-게임-반성까지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합니다.



수업 ③ 반성하기 + 글쓰기


 기회비용과 관련해서 반성하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집니다. 뭐, 게임만 재미있게 했으면 됐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은 '수업시간'이니까요.

그리고 보드게임을 복기하며 글을 쓰다보면 아무래도 기회비용에 대한 개념 뿐 아니라 실제 상황까지 응용해서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됩니다.

 반성하고 글쓰는 시간 강력 추천합니다.



팁 ① 선택 수업

 교실 아이들과 보드게임 수업을 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모둠 수에 맞는 보드게임도 있어야하고 교사가 계속 돌아다니며 설명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저는 '선택 수업'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선택 수업'을 설명 글을 읽어주세요. '선택 수업 개념 알기' 바로 가기



팁 ② 공개 수업

 이 수업은 2014년에 공개 수업(동료장학)을 했습니다. 지도안 쓰는걸 정말 싫어해서 내용도 허접합니다. 필요하면 참고하세요.



[실과] 행복한 학교생활 동료 장학.pdf





  1. 아래 수업 준비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하이 소사이어티> 보드게임에 대한 소개를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본문으로]
  2. 제게 통합이란 이름은, 통합 그 자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시간을 아끼고자 하는 의미가 더 큽니다. 실과+수학+도덕이면 여기 저기서 시간을 끌어 쓸 수 있거든요. [본문으로]
  3. 역경매(거꾸로 경매) 개념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하이 소사이어티> 설명글을 봐주세요. [본문으로]
  4. 1차시가 <노땡스>를 활용한 수업이었지만, 다시 한 번 기회비용에 대해 설명하는게 좋습니다. 물론 <행복한 학교 생활>만을 단독으로 사용해서 수업해도 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