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사이드 아웃> 내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인사이드 아웃> 내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출처: DAUM 영화
줄거리
정든 고향을 떠나 부모님과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한 11살 소녀 라일리. 하지만 이사한 집은 냄새가 나고 이삿짐은 도착도 안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로 가득해요. 심지어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하키 시합마저 엉망이 돼버리고 짜증 확 내버려서 쪽팔리기까지 해요. 그래서 라일리 머리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타워는 비상이 걸렸어요. 지금까지는 기쁨이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감정 조절이 되었었는데 점차 기쁨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죠. 그리고 이상하게도 조용히 지내던 슬픔이가 자꾸 라일리의 핵심 기억을 건드려 라일리는 점점 우울해져만 가요. 그러던 와중에 사고로 기쁨이와 슬픔이는 컨트롤 타워에서 아래로 떨어지죠. 기쁨이와 슬픔이가 없는 컨트롤 타워에는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만 남게 되고 라일리는 그야말로 자신도 모르는 예측 불허의 감정을 쏟아내요. 결국 라일리는 가출을 결심하고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 집을 나서게 됩니다. 한편 기쁨이와 슬픔이는 컨트롤 타워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여행을 하면서, 기쁨과 슬픔이 라일리에게 모두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돼요. 과연 라일리의 가출 소동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
1. 기쁨이와 슬픔이의 성격
이 영화를 보며 주목한 점은 이 감정들의 성격 이었습니다. 기쁨과 슬픔은 감정이지 성격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쁨이는 기쁜 표정만 짓는 기쁜 아이가 아니라 기쁨이의 성격이 어떤지에 대해 그리고 슬픔이의 성격이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기쁨이의 성격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리더입니다. 자기 확신에 차 있고 일에 대한 추진력이 있으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순서를 제시합니다. 거기다가 다른 친구들에게 어떤 일을 맡겨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슬픔이의 성격은 기쁨이와 반대입니다. 소심하고 자기 할 말도 잘 못하는 아이죠. 한 마이로 그냥 가만히 있는 아이라고나 할까요?
2. 부작용 1: 기쁨이기를 바래
대부분 상대방이 이러이러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해서는 더 그렇죠.
일단 많은 교사, 학부모들은 ‘기쁨이’를 바랍니다. 빠릿빠릿하고 충성스러우면서도 똑똑한 팔방미인 같은 아이. 그런데 정작 이런 기쁨이 같은 아이는 거의 없어요. 한 반에 30명으로 치면 한 둘 있을까 말까죠. 우리 동네로 치면 엄친딸, 엄친아에요. 오우, 그래도 우리 아이가 기쁨이었으면 좋겠죠? 우리 반에 기쁨이로 가득했으면 좋겠죠?
이런 생각에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부작용인데요, 아이는 그렇지 않은데 아이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웃기죠. 영화에서보면 슬픔이가 나와요. 처음에 참 답답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 또 보다보면 슬픔이가 가진 개성이 돋보여요. 우리 아이 성격이 슬픔이인데 기쁨이로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아주세요.
3. 부작용 2: 기쁨이도 잘못하네
기쁨이처럼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 하시는 분도 계세요. 저도 가끔 우리 반 애들 보면서 아‘, 기쁨이가 6명 있어서 한 모둠씩 모둠장이 되었으면 좋겠건만’ 하고 생각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기쁨이라고 완벽한건 아니에요. 대표적인 장면이 기쁨이가 슬픔이를 원안에 가두어 두는 장면이에요. 자꾸 자기 일에 방해가 되니까 ‘너 여기서 나오지 마’ 하면서 슬픔이를 가두어 두죠. 물론 친절한 말투로 말하긴 하지만 나쁜 거죠, 이건. 성과를 위해 과정을 사뿐히 즈려 밟아 주시는 행동을 하는 기쁨이처럼 우리 아이도 성과만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또 <인사이드 아웃>에서 말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다양성 속에서 조화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돼요. 모두가 기쁨이라면? 오우, 끔찍합니다.
4. 결국,
중요한 건 이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를 알아내는 거예요.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요? 그러고 보니 1년이 지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 반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격을 다 파악하지 못했네요.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