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머니
꽃할머니
글/그림 권윤덕
사계절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 입니다. 무겁습니다, 무게가 아니라 내용이요.
한국, 중국, 일본 공동기획으로 만들어진 평화 그림책 시리즈 1탄 입니다.
알고 산 책이다.
이 책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의 증언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이미 서평을 몇 편이나 본 뒤였다.
속표지부터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군인, 폭탄, 총알, 탱크 그리고 꽃과 여인
서점에 들려 책을 사고 집에와서 책을 읽었다.
뭐랄까 자꾸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후로 몇 번이나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자꾸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이를 앙다물고 침을 꼴깍 넘겼다. 그래야만 했다.
"방문 앞에 군인들이 줄을 섰다. 하나가 들어왔다 나가고, 또 하나가 들어왔다 나가고,
하루에도 몇 명인지 셀 수가 없었다.
열세 살 꽃할머니의 아랫도리가 피로 물들었다." <꽃할머니> 중에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 모습은 본적이 없다.
어느 날인가, 책을 읽었다는 아이가 내게 왔다.
슬퍼요.
그래 현실은 더 슬프단다.
슬프고 아프지만 우리에게 일어났던 엄연한 현실이다.
영광스러운 과거만 기억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어렵듯이
찬란했던 과거만 기억하기를 강요하는 국가도 정상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신경 쓰지 않는습니다.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을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기억하자,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목격하자,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감시하자,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결국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꽃할머니'는 우리 나라 문제만이 아니라고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요. 우리 함께 평화롭게 살자고요.
덧붙임 1.
<꽃할머니>는 꼬마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다.
적어도 5학년 이상은 되야지 싶다.
덧붙임 2.
<영화로 보는 사랑 프로젝트 수업: 연애편>에 이어서
요즘은 자꾸 평화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바시르와 왈츠를>(2008), <그을린 사랑>(2010)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이언 자이언트>(1999),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드래곤 길들이기>(2010) 등으로 아이들 수준에 맞는 '평화 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꽃할머니>를 추가해야 겠다.
평화, 평화가 이 땅에 가득하기를.
일본군 위안부가 확인된 곳. 책에는 가슴 아픈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