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다니엘 콴 + 다니엘 쉐이너트)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1. 내용
(멀티 버스 에블린 중에서) 가장 형편없는 에블린이 (멀티 버스 조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조이(조부 투파키)를 설득하는 정통 가족 영화.
2. 멀티 버스
마블이 몇 년 동안 못한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2시간 19분만에 해냅니다.
어려운 멀티버스 개념을 쉽고 간단하게 쓱쓱 넘기면서 내용 전개도 복잡하게 꼬아놓지 않았습니다. 등장인물도 많지 않아요, 나온 사람 계속 나옵니다.
반면 MCU의 멀티버스는 복잡하고 많은 인물을 등장 시킵니다. 게다가 드라마, 영화 등 많은 작품을 봐야지 온전히 내용을 이해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장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모습만 보면, 어깨에 힘 뽝 들어가서 잘난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단 한 편으로 기-승-전-결을 해결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영리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이무기
저는 B급 감성 병맛 영화를 좋아합니다. 단순히 저예산 영화가 아니라 <펄프픽션>(1994), <킥애스>(2010), <마세티 킬즈>(2013), <데드풀>(2016),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 등 예산 규모와 상관없이 병맛 감성을 좋아합니다. <에브리씽>역시 병맛 B급 감성이 충만합니다할뻔 했습니다.
아쉬움을 담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용이 되길 실패한 이무기’
이무기는 용이 되기 전 동물입니다. 천년을 수행하고 테스트에 통과해야 여의주를 물고 용이되어 하늘로 올라가게 되는거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B급 병맛 영화의 용이 될뻔 했습니다. 1부만 보면요. 1부에서 이렇게 끝내주는 B급 병맛 영화를 만들어놓고 2부와 3부에선 지루한 메시지로 꽉꽉 채우더군요. 그렇습니다, 고작 오스카상을 받기 위해 용이 되길 포기한 겁니다.
가장 대비되는 부분은 1부와 2부의 전투 장면입니다. 1부 전투 장면은 신선함과 똘끼가 가득했습니다. 특히 똥꼬에 물건 박고 싸우는 장면은 최근 몇년간 보았던 최고의 액션씬이었습니다. 그러나 2부는 달랐습니다. 다정함이란 명분으로 자신만의 싸움을 하지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2부 전투 장면에서 이어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미국식 신파입니다.
이렇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B급 영화와 교조주의적 가르침을 합쳐 놓은듯한 어색한 조합으로 오스카상을 거머졌습니다. 새로운 용의 탄생을 기대했던 작품이 결국 이무기로 지상에 남아있게 되었기에, 적어도 저만큼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4. 완벽에 가까운 <에브리씽>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1부 <에브리씽>만 따로 떼어놓아도 굉장히 훌륭한 단편 영화가 됩니다. 점수를 주자면 1부 <에브리씽>에겐 5점 중 4.5점을 주겠습니다.
그런데 왜 0.5점이 빠졌냐고요?
1부 <에브리씽>이 B급 병맛 완전체가 되지 못한 이유는 배우의 품위를 지켜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양자경이 배우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B급 병맛 영화에서 망가지지 않는 주인공만큼 이질적인 존재는 없을 겁니다. 양자경이 저 정도면 많이 망가졌지~라고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네, 그렇지만 딱 그 정도만 망가진겁니다. 아재 부장님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신조어를 어색하게 사용한 느낌이랄까요?
진정 B급 병맛 영화였다면 에블린 역을 맡은 양자경 똥꼬에도 뭔가를 꽂아두고 싸웠을 겁니다. 하긴, 만약 그랬다면 어쩌면 배우 양자경은 오스카상을 받지 못했을지도요.
평점: 1부 4.5 / 5, 2부+3부 0.5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