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마왕 차 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대마왕 차 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우리교육 펴냄)
[다큐를 소설로 쓰다]
여느 어린이 소설 같은 제목이다(솔직히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용도 정말 소설 같다. 첫 장을 읽고 나서 ‘어? 이거 소설인가?’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현실과 다른 소설이란 의미의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어린이 소설처럼 쓰였다. 그래서 재미있다.
교실 속 교육 다큐멘터리를 소설 형식으로 쓴 것은 참 영리한 선택이었다.
[공감 간다]
이렇게 자신을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쓴 소설 같은 이야기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철저히 교실에 발붙이며 쓴 글이란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오랜 시간 학생들과 호흡하며 그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한 글쓴이 차쌤이라서 그럴 거다.
그러다 보니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쉽다]
교육의 본질이라니, 책이 어려운가?
아니다.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정도다. 학생 시점에서 쓰인 부분이 특히 그렇다. 저자의 행동은 어른이 보기에 유치해 보일 수 있다. 이는 교실 속 저자가 철저하게 초등학생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학생 입장에서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쩌면 교사를 이해하는 속 깊은 초등학생이 될지도 모르겠다.
[가르치지 않는다]
교사가 쓴 책 중에는 동료 교사 입장에서 죄책감을 들게 하는 글들이 있다.
‘너 이렇게 안 하고 있지? 넌 참교사 아님.’ 뭐 이런 느낌?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나 이렇게 살고 있어. 웃기지?’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부담 없고, 그래서 오히려 교사로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차쌤의 본질을 담아서 내 스타일로 고치면… 그래 이렇게 말해야겠다.’
[책을 쓴 이유는]
이렇게 차쌤은 대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말하지만 그건 나에게 말하는 것만 같다.
내 노하우를 너에게 알려줄게.
나라면 학생들에게 뭐라고 말할까? 차쌤의 본질을 담아서 내 스타일로 고치면 그래, 이렇게 말하면 되겠네.
[그래서 이 책은]
숨겨진 명작이다.
지금까지 나온 차쌤의 책 중 가장 즐거웠고 공감했고 나를 돌아보게 했다.
이 책이 차승민이란 사람이 교사로서 쓴 자서전이라면,
다음 책이 기대된다. 그는 나를 어떻게 또 즐겁게 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