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708호 2017. 1. 13. 02:50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차승민 지음, 에듀니티


출처: 알라딘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을 읽고 5일 동안 적은 글입니다.

- 책에 대해 알고 싶다면 ‘3일’, ‘4일’만 읽어주세요(1일, 2일은 넘어가주세요).

- 그마저도 귀찮다면 ‘5일’만 보셔도 됩니다.

- 일기 쓰듯이 썼기 때문에 높임말이 아닙니다.

 

1일

 

난 차승민이란 사람을 8년 정도 알고 지냈다.

8년이란 시간이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그리고 자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것도 아니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한 가지 생각은 시간이 갈수록 명확해져갔다.

 

그는 ‘목마른’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진리와 참교육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여기 저기 뛰어다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사슴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 사람이기에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성장하는 것이 눈에 띄게 느껴졌다.

 

첫 책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2013)가 나왔다. 솔직히 안타까운 책이다. 영화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학생 생활지도 이야기가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후 연달아 <선생님 사용 설명서>(2014)와 <학생 사용 설명서>(2015)가 나왔다. 이 책들은 오히려 영화 이야기와 분명한 선을 긋고 나왔기에 더 명확한 메시지를 주었다.

 

반면 자칭 ‘은하계 최초 영화 교육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됐다. 영화 관련 책이 아닌 학생과 의사소통을 위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이 ‘사용 설명서’ 시리즈는 교육자로서 차승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중간정산을 하는 자서전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그가 쓴 영화 교육 책이 나왔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리뷰를 시작하기도 전에 초치고 싶지 않지만, 뭐랄까 너무 모범적인 책 제목이었다. 칭찬이지만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전 책 제목과 달랐기 때문이다.

뭐, 아직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제목가지고 그러냐고 할 수 있다. 맞다. 이제 막 책을 손에 받아들기만 했다. 그런데 벌써 피곤해지네. 오늘은 이만 끝.

 

 

2일

 

1장 스탠바이. 2쪽 정도 읽었다. 그냥 다시 덮었다. 나도 오랜 시간 영화 교육을 해왔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다. 복도에서 애들이 집에 안 가고 떠들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그 이유는 아니고 어제 심야영화 보고 늦게 잤기 정독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만 끝.

 

 

3일

 

1장. 스탠바이 & 2장. 레디~

1장과 2장은 영화 교육자로서 자서전에 가까운 내용이다. 처음 영화 교육을 시작하게 된 동기부터 어느 정도 영화 교육 틀을 잡아 놓은 지금까지의 자기 역사를 적어 놓았다.

내가 이 인간 인생사를 알아서 뭐하나 싶을 수 있지만, ‘영화로 수업 한 번 해볼까?’하는 교사라면 언젠가 고민해볼 문제가 요약본처럼 적혀있기에 한 번 쯤 읽어보면 좋다. 그렇다고 절대 나처럼 정독하지 말고 나야 트집 잡으려고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하게 읽었지만 그냥 편하게 읽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영화 본다고 민원이 들어올까 두렵다면, 영화 볼 시간을 위해 수업 시간을 어떻게 마련할까 막막하다면, 애들한테 영화 보여주다가 혹시 저작권에 걸려서 벌금 왕창 물을까 무섭다면 같은 고민들을 제법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다.

 

 

3장. 액션

본격적인 수업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만약 당장 영화 수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바로 3장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도 좋다.

또는 대체 영화 수업이 뭐야? 하고 궁금해도, 바로 3장부터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다.

좋은 영화 고르는 방법부터 실제 수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대로’ 영화 수업을 하고 싶다면, 3장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 좋은 영화 고르는 방법에 주목해야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화가 좋아야 아이들이 영화에 집중하고 또 자연스럽게 수업에도 흥미 있게 임하기 때문이다. 또 3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팁들도 잘 읽어보자. 생각보다 꿀팁이 많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뭐야? 나도 하겠다.’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영화보고 나서 한다는 활동이 인상적인 부분 말하기, 캐릭터 그리기, 감상평 쓰기, 토론하기 등 쉽게 할 수 있고 또 학교 수업에서 흔하게 보이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누구나 영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전체에 흐르는 작가의 메시지는 ‘영화 교육 쉽다, 한 번 해봐~’ 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쉬운 영화 수업이지만, 교사를 위해 귀찮은 작업을 책에서 정리해 주어 고맙기도 하다. 왜냐하면 주제별로 추천 영화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3장에서 소개된 영화들은 책 뒤에 부록처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마치 초등 교육 영화 사전 요약본 같은 느낌이다.

여러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초등 교사로서는 누군가 이렇게 깔끔히 정리해 놓은 작업이 언제나 고맙다.

 

물론 좋은 영화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차승민 선생이 추천한 영화가 마음에 안들 수 있다. 나도 이 책에서 마음에 안 드는 영화가 있다.

그래서 이 책만 믿고 바로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는 없다. 본인의 확인 작업이 꼭 필요하다.

결론은 이렇다. 차승민 선생 믿지 마세요 작가가 정리해 놓은 영화들은 그저 훌륭한 ‘추천 목록’일 뿐이다. 선택은 직접 하자.

 

 

4일

4장. 컷.

 

3장이 영화 수업에 개론라면 4장은 본격적인 전공과목 공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전공과목 중에서도 작가는 ‘마음 읽기’를 선택했다.

 

4장에서는 영화 속 장면들을 바탕으로 갈등 관계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예컨대, <주먹왕 랄프>의 한 장면을 꺼내서 인정받고 싶어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설명한다.

 

그런데 아이 마음 읽기만 있는 게 아니다. 부모 마음 읽기도 있다.

여기에는 영화 속 한 장면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학부모와 상담을 통한 구체적인 사례도 눈에 띈다.

 

여기서 끝이면 섭섭하다. 교육 3주체 중에서 교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내가 교사인데 교사가 교사 마음을 읽는다고? 그렇다.

왜냐하면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초임 교사의 상처, 동료 교사와 갈등 등 학교 현장에서 교사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4장도 백과사전처럼 주제별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읽고 싶은 부분만 발췌해도 내용 전개에 전혀 문제가 없다.

책을 사야할지 고민이라면, 서점에 가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에 있는 차례를 보고 마음에 닿는 부분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4일 동안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느낀 점은 ‘영화를 통한 깨달음이 교육으로 이어졌다.’ 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많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한 깨달음을 교육으로 확장시켰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를 인간으로서, 교육자로서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5일

정리하면 이렇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

-깊이 있는 내용 담기

-많은 내용 담기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에서는 백과사전식으로 많은 내용 담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깊이가 얕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 한 줄 평을 적는다면,

‘영화교육에 대해 가성비가 참 좋은 책’ 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