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소개

컬러레또

708호 2016. 10. 14. 00:11

컬러레또 Coloretto



 기본정보

 디자이너: Michael Schacht

 출판년도: 2003

 시간: 10분 ~ 20분

 인원: 2~5명

 방식: 카드게임, 세트 모으기

 난이도(초등학생 기준): 하

  *최상(고학년도 배우기 어려움), 상(5,6학년 가능), 중(3,4학년 이상 가능), 하(모든 학년 가능)

  *아이 특성에 따라 난이도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줄 평: 재미없을 것 같은데 재미있네


 <컬러레또> 설명서를 읽어보면서 든 생각은 '아, 재미 없겠다, 괜히 샀다' 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시작해보니까 묘한 맛이 있었습니다. '니 잘되는 꼴은 못본다~' 심보가 대놓고 발동하는 게임이거든요.


 <컬러레또>는 카드게임으로 배우기는 쉽지만 생각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게다가 나름 결단력도 필요하고요.


 이 게임과 비슷한 제목으로 <줄로레또>와 <아쿠아레또>가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컬러레또>가 성공하자 이를 바탕으로 같은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입니다. 저는 <컬러레또>보다 <줄로레또>를 먼저 해봤는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한 맛도 나고요. 다만 크기가 크기 때문에 <컬러레또>에 비해 휴대성은 떨어집니다.


나름 귀여운 <줄로레또>. 하지만 난 동물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주제가 확 땡기진 않음.

(출처: 보드게임긱)



구성물과 게임 준비




 그럼 이런 저런 카드에는 어떤 카드들이 있을까요?

색깔 카드(7가지 색깔), +2 카드, 조커 카드, 황금 조커 카드가 있습니다.




 게임 준비도 간단하면 좋겠지만 사실 조금 귀찮습니다.

 귀찮음 (1) 3명이 게임을 할 때는 색깔 한 가지를 제외해야 하기 때문에 63장 색깔 카드를 다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귀찮음 (2) 색깔이 뭉쳐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카드를 잘, 그것도 아주 잘 섞어주어야 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 게임 준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색깔 카드를 참가자들에게 한 장씩 주면 앞 면이 보이게 자기 앞에 둡니다. 이 때 카드 색깔은 참가자 마다 달라야 합니다. 또 참가자들은 점수 참조카드를 한 장씩 받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카드(색깔, +2, 조커, 황금조커)를 잘 섞습니다.

 가장 아래부터 16장을 빼서 '마지막 라운드 카드'를 뒷면이 보이게 올려 놓은 뒤 다시 카드 더미 가장 아래 넣습니다.

 게임 판 가운데는 기준 카드를 참가자 수만큼 세로로 길게 놓습니다.


 요기까지 하면 일단 게임 준비가 끝납니다.



게임 방법[각주:1]


 게임 방법은 정말 간단 합니다. 자기 차례 때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서 하면 되거든요.


1.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 '기준 카드' 하나를 선택해 옆에 놓습니다.

2. 기준 카드 옆에 줄지어 있는 모든 카드를 싹 가져옵니다.


다만 한 라운드에는 단 한 번만 '기준 카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기준 카드'를 하나씩 다 가져오면 라운드가 끝납니다.

오~ 쉽죠?


카드를 끼워 넣거나, 한 줄을 몽땅 가져오거나~


 라운드가 끝나면 '기준 카드'를 처음 게임 준비 때처럼 게임 판 가운데 놓습니다. 새로운 라운드를 시작하는거죠.

 이렇게 라운드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라운드 카드'가 나오면 이제 이번 라운드가 마지막이 됩니다.

 게임이 끝나면 점수를 계산하고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




점수 계산


 점수 계산은 '점수 참조 카드'를 보면서 계산합니다.

'점수 참조 카드'는 앞 뒤로 두 가지 종류인데, 보라색면이 숙련자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왼쪽 숫자는 카드 갯수를 의미하고 오른쪽 숫자는 점수를 의미합니다.

갈색 카드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같은 색깔 카드를 1장 모으면 1점, 2장 모으면 3점, 6장 모으면 21점을 얻게 된다는 뜻 입니다.


 그럼 많이 모을수록 좋겠네요?

꼭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바로 '점수 계산'에 있거든요.


 자기가 가진 색깔 중 3가지 색만 선택해서 점수를 얻고 나머지 색깔은 -(빼기) 점수가 됩니다.


 뭔가 확~ 와닿지가 않죠? 아래 사진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게임이 끝난 뒤 내가 모은 카드가 아래와 같다고 할게요.




그리고 저는 조커 카드를 노란색에 붙이기로 했습니다. 또 노랑, 녹색, 빨간색 카드를 점수로 얻기로 결정했고요. 그럼 자동으로 주황색 카드는 빼기 점수가 되는거죠.


 그래서 위 '점수 참조 카드'(갈색 기준)를 참고해서 점수를 계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애들한테 설명하면, 애들 표정은 멍~ 합니다.


 아이들: 선생님, 대체 뭔 소리 말씀이세요?

 나: 자 다시 설명해줄게~ $^@$%$%&$~~~~

 아이들: 뭐, 그냥 일단 해보죠.


 이런 상황이죠. 게임 방법이 어려운게 아니라 그래서 대체 이게 뭐하는 게임이냐, 왜 이런 게임을 우리한테 들이대냐, 그냥 다른 재미있는거 많지 않냐, 새 게임이라고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그냥 딴거 하자 게임 맥락이 명확히 잡히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설명한 뒤에 일단 게임을 해봐야 합니다. 하면서 한 두 라운드 정도는 훈수를 두는 것도 좋습니다.



장점과 단점


 쉽다, 휴대하기 좋다는 장점 외에 <컬러레또>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겁니다.


 먼저, '기준 카드'를 언제 가져갈지 고민하게 됩니다. 먹음직한 줄이 있는데 한 바퀴만 돌고 가져가자~ 라고 마음 먹으면 다른 누군가 채가거나 그 줄이 망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왜 망가지냐고요?


 그게 두 번째 생각할 거리가 됩니다.

카드를 뽑았는데 나한테는 필요 없고 다른 참가자들만 좋은 카드가 나왔다면, 이제 어느 '기준 카드'줄에 놓아야 다른 사람이 싫어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게 더하기 점수가 되는 카드 색깔은 오로지 3가지 뿐이기 때분입니다. 그래서 내가 모으는 3가지 색깔 외에 다른 색깔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빼기 점수가 됩니다.

 그러니까 나한테 필요없는 카드라고 아무 줄에나 놓지 말고, 누가 가져가도 도움이 안되도록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 한 바퀴만 더 돌고 가져가자'라고 생각했다가 가지기 싫은 카드를 다른 친구들이 내가 찍어놓은 줄에 다다다다다~ 붙여놓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다들 ㅋㅋㅋㅋㅋ 하며 사악하게 웃는데 나만 슬프게 웃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


내가 웃는 게 웃는게 아니야~


학생1: 아이고 선생님, 노란 카드 3장이시네요? 그럼 파란색 제가 얹어 드리죠.

학생2: 아이고 선생님, 저도 파란색 얹어 드릴게요. 이제 파랑도 3장 축하드립니다~

학생3: 아이고 선생님, 저는 보라색 드립니다. 아차, 보라색도 3장 되셨네요ㅋㅋㅋ

학생4: 아이고 선생님, 주황색 없으면 섭섭하시죠? 주황색도 3장 만드셨어요~ㅋㅋㅋ


몇 게임 하다보면 이런 화목한 대화를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점수 계산이 귀찮다는 거죠. 고학년 아이들같은 경우엔 괜찮은데 아직 덧셈, 뺄셈에 약한 저학년 아이들은 점수 계산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종종 보입니다.



 <컬러레또>는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별로 재미없거나 그냥 그러면 처음 한 판하고나서 아이들이 '네네, 이제 딴거해요~' 이러는데 이 게임은 '한 판 더해요~'를 외치며 연속해서 게임을 하느라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곤 합니다.

 거기다가 작고 가볍고(그러다보니 가격도 싸고) 게임 시간까지 짧다니~ 정말 가성비 좋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훈: 역지사지


 마지막으로 게임을 하고나면 아이들이 '역지사지'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며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학생1: 선생님 감사합니다.

 나: 왜?

 학생1: 게임을 통해 '역지사지'의 정신을 배웠습니다.

 나: 응?

 학생1: 어떻게하면 다른 친구가 먹을 '줄'에 똥칠을 할까 고민했는데, 그 친구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학생2: 저도 게임을 하면서 속담이 하나 생각나더라고요.

 나: 뭐?

 학생2: 못 먹는 감 똥칠해본다.



  1. 3~5인 기준 설명 입니다. 2인 게임은 게임 준비, 방법 등이 조금 다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