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공룡열전
박진영의 공룡열전
박진영 지음 / 뿌리와이파리
출처: 알라딘
공룡에 관심이 없는 제가 괜찮은 공룡책 한 권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 캐치프레이즈가 '여섯 마리 스타 공룡과 노나는 유쾌한 공룡 입문'인데, 제가 어느 정도 공룡에 관심이 없느냐하면 이 여섯 마리 '스타' 공룡 중에 딱 한 마리만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정도 입니다.
그 스타 공룡 라인업을 공개하면 이렇습니다.
티라노 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
이구아노돈
데이노니쿠스
스테고사우루스
네, 저는 티라노밖에 모릅니다.
'뭐지, 티라노 밖에 모르는데 나머지 여섯이 스타 공룡이라니. 나 같은 문외한도 알아야 스타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진부하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면 '계속 읽고 싶은 책' 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유
저는 재미있는 이유로 크게 3가지를 꼽았습니다.
먼저, 글이 친근한 말투로 쓰여졌다는 겁니다. 딱딱하거나 권위적이지 않은 문체가 좋았습니다.
두 번째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슈퍼스타 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노래는 당연히 잘해야 겠지만, 삶에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더 인기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책도 우리가 몰랐던 공룡 학계의 이야기들을 상상력을 조금 더하니까 글에 몰입이 강해집니다. 먼 과거에 살았던 공룡이 우리에게 알려지기 까지 온갖 우여곡절 사연들이 가득한거죠.
세 번째는, '포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공룡 뼈 사진은 실감이 나고,
삽화는 웃음을 자아내는 유모로 가득합니다.
그뿐 아니죠. 중간 중간 실려 있는 쪽지식 칸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기 공룡은 우유를 좋아해’, ‘석고 붕대를 한 이구아노돈’ 등 센스 있게 제목을 잘 뽑기도 했고요.
신뢰가 느껴지는 책
무엇보다 이 책은 작가의 태도에서 신뢰가 느껴집니다.
서문에서 작가가 밝히고 있듯, ‘우리는 공룡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전제를 깔고 책을 시작합니다. 수 천 만 년 전 화석을 가지고 공룡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느냐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학자들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대표적인 일화는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 알아가는 학계 반론과 재반론의 역사를 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작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태도가 자신이 쓴 내용이 틀렸을 때를 대비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추천합니다.
<박진영의 공룡열전>은 공룡 이름을 줄줄 꿰고 다니는 초등학생 공룡 박사들에게 추천합니다.
3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쉽고 재미있게 쓰인 글이라서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고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좋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룡이라고는 <쥬라기 공원> 1편 밖에 모르는 저 같은 공룡 문외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요.
출처: 보드게임 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