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수업

[사건수업] 이해하기 (3) 내용 간추리기, (4) 줄거리 쓰기

708호 2016. 4. 17. 00:19

사건수업 이해하기

 

'사건'과 관련한 영화 수업을 이해하기 위한 글 입니다.

특히 국어 교과와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메모하기

(2) 중요한 사건 파악하기

(3) 내용 간추리기

(4) 줄거리 쓰기

(5) 사실을 기록한 글(영화)

(6) 배경과 사건: 시대적 배경

(7) 인물과 사건: 인물의 성격

(8) 뒷 이야기 예상하기

(9) 빠진 이야기 상상하기







사건수업 이해하기 (3) 내용 간추리기


 <내용 간추리기> 수업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원인과 결과'로 간추리기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간추리기가 그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 방법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가) 원인과 결과


 한 사건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새로운 원인이 되어 또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죠. 이렇게 원인과 결과로 흐름을 정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간추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를 활용해서 이 수업을 할 때, 전체 내용을 원인과 결과로 내용을 간추리라고 하면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다 보지만, 수업에서는 영화 속 한어느 부분만을 사용합니다.


 <브라더 베어>(2003)로 예를 들어 볼게요.


출처: DAUM 영화


 영화에서 키나이의 큰 형은 죽게 됩니다. 그런데 왜 죽게 되었을까요? 처음부터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자신의 토템의식이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키나이는 급한 마음에 물고기가 든 광주리를 대강 묶어놓고 뛰어갑니다.

 그 결과 곰이 광주리에 든 물고기를 훔쳐 갑니다.

 그 결과 화가 난 키나이는 곰을 쫓아갑니다.

 그 결과 곰이랑 싸우던 키나이는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 결과 키나이를 쫓아온 첫 째 형은 키나이를 구하고 자기가 대신 죽게 됩니다.


 원인과 결과가 잘 드러난 영화의 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아이들은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빈칸을 두고 그 빈칸을 채우게 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이 질문하는 부분 또는 다르게 대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키나이가 화가 나서 곰을 쫓아간 이유 입니다.

 예로 든 부분에서는 곰이 물고기를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던 토템의식에서 키나이는 '사랑의 곰'이라는 토템을 받게 됩니다. 더 용맹하고 강해보이는 무엇인가를 받기를 원했던 키나이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과에는 한 가지 원인만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과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 문제를 풀어볼 수 있습니다.



 


 (나) 시간의 흐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간추리는 방법은 <사건수업 이해하기(2) 중요한 사건 파악하기>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중요한 사건 파악하기> 수업에서는 무엇이 중요한 사건인지 보기를 보고 선택한 뒤, 그것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수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만 다음 단계인 '줄거리 쓰기'를 위해서 '빈 칸 넣기'를 제시합니다.


 '줄거리 쓰기' 수업도 마찬가지 이지만 장편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100분 가량 되는 영화를 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단편 영화를 추천하는데 이 단편영화도 길이가 모두 다릅니다.


*1~5분 정도 매우 짧은 단편 영화로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픽사 단편 애니메이션>을 추천합니다. 

 <픽사 단편 애니메이션 1> 바로가기

 <픽사 단편 애니메이션 2> 바로가기


*조금 더 긴 5~7분 정도 단편 영화를 원한다면 <못말리는 어린양 숀>(바로가기)을 추천합니다.


*그보다 더 긴 단편 영화를 원한다면 국가 인권 위원회에서 제작한 '시선 시리즈'나 <별의 목소리>(2002) 등을 추천합니다. 




사건수업 이해하기 (4) 줄거리 쓰기


 자, 이 정도 됐으면 이제 줄거리 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줄거리를 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책은 중간 중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영화는 그게 불가능 하거든요. 또 100분 내외의 분량이라면 더더욱 그러하지요.

 실제로 최근에 본 영화를 글로 줄거리 써 보세요. 평소에 훈련하지 않았다면 정말 어렵습니다. 즉, 어른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거죠. 저도 이 사실을 간과했다가 낭패를 보았었습니다. 괜히 아이들만 닥달했다는 ㅠㅜ


 그래서 영화를 보고 '줄거리 쓰기'를 할 때 몇 가지 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짧은 영화부터 보기

 아이들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2분~5분 정도되는 영화부터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짧다고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때론 이렇게 짧은 영화도 아이들은 어려워 하거든요. (추천 단편영화 바로가기)


2. 교사가 직접 써보기

 이미 줄거리를 쓴 글을 비평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막상 직접 쓰려고 하면 막막해지는 것이 줄거리 쓰기 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줄거리 쓰기 수업을 하기 전에 미리 글을 써 볼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이 영화가 줄거리를 쓰기 쉬운 영화인지 아닌지에 대해 알 수 있기도 하고, 수업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3. 잘된 예를 참고하기

 다음 영화, 네이버 영화, 위키백과, 나무위키 등 여러 곳에서 줄거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다음과 네이버는 내용이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곳만 봐도 좋습니다.

 또 인터넷에는 영화를 주제로 한 블로그가 넘쳐납니다. 때때로 그 곳에서 줄거리를 찰지고 재미있게 쓸 줄 아는 고수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이 고수들의 글을 참고해서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줄거리 쓰기를 훈련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이 방법은 비단 줄거리 쓰기 뿐 아니라 다양한 갈래의 글 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로, '고치기' 입니다.


1. 어설프게 줄거리 적어놓기

 자기가 쓴 글을 고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자기 논리 속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기 글을 퇴고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처음부터 어설픈 글을 써서 아이들에게 제시합니다.

글이 어설프게 쓰여졌기 때문에 고칠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를 해두면 더 좋습니다.


아래에서 이유를 설명하겠지만 '어설픈 줄거리'는 4개를 만들어 둡니다.

 5분 내외의 단편 영화라면 단편 영화 4편으로 4개의 줄거리를 만들고,

그보다 긴 영화라면 내용을 4부분으로 나눠서 4개의 줄거리를 만듭니다.

 물론 위 두 가지를 섞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단편 영화 2편 + 장편 영화 1편을 두 부분으로 쪼개기 등으로 말이죠.


2. 다이어트하기

 글을 다이어트하는 방법으로 저는 아이들에게 3가지 정도를 제시합니다.

 ① 필요없는 문장 없애기

 ② 문장 합치기

 ③ 문장 줄이기


 위에서 줄거리를 3개 만들어 두라고 했었죠? 이제 여기에서 두 개를 사용합니다.

 첫 번째 '어설픈 줄거리'에는 없애기, 합치기, 줄이기가 각 부문별로 들어가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없애기, 합치기, 줄이기를 하나씩 나눠서 공부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한 문장씩 끊어 읽으며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교사: "여기에는 없애기, 합치기, 줄이기 중에 무엇을 사용해야 할까요?"

 학생: "합치기요."

 교사: "맞아요. 그럼 한 번 합치기를 사용해서 고쳐보세요."

따위의 대화가 오고 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어설픈 줄거리'는 교사와 차근차근 공부하지 않고 바로 고쳐볼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다 고치고 난 후에는 첫 번째 경우처럼 하나씩 되짚어 주는 친절함을 발휘해야 겠죠.


3. 더하기

 없애기, 합치기, 줄이기가 끝났다면 마지막은 '더하기' 입니다. 분명 있어야 하는데 없는 내용을 찾아 넣어야 하는 어려운 활동이죠.

 그래서 세 번째 '어설픈 줄거리'에는 일부러 매우 중요한 내용을 빼놓고 줄거리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연습도 하기 위해 없애기, 합치기, 줄이기도 넣어야 하고요.


 학습 순서는 다이어트를 먼저 한 뒤,

 교사: "그런데 이 줄거리에는 중요한게 빠져있어요. 뭘까요?"

 학생: "검은 구름은 새가 떠난 줄 알고 슬퍼했어요."

 교사: "좋아요. 이 부분은 '어설픈 줄거리' 어디에 넣어야 할까요?"

 학생: "3번째 문장 다음이요."

 교사: "좋습니다. 자, 또다른 중요한 내용은 없을까요?"

따위의 대화가 오고갈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어설픈 줄거리'는 교사와 공부하지 않고 바로 고쳐볼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다 고치고 난 후에는 잘 했는지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겠죠.


4. 매끄럽게 다듬기

 마지막은 다이어트와 더하기로 고친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단계 입니다. 아이들의 글쓰기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이 단계는 교사가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아이들에게 맡겨야 하죠.

다만 아이들을 발표 시키면서 잘 된 부분은 강조하고 칭찬해 줌으로써 다른 아이들이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이 단계의 경우, 장편 영화를 쪼갠 '어설픈 줄거리'를 하나의 줄거리로 만드는 과정으로 실습하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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