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708호 2016. 3. 31. 15:43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수사나 이세른 글, 레이레 실라베리아 그림, 유아가다 옮김

정글짐북스







1등을 향해 달려가던 너구리 이야기


 여기 잘나가는 너구리가 있습니다. 동네에서 무엇이든 1등이죠.

그런데 이 친구는 놀고 먹으면서 1등하는게 아닙니다.

노력도 열심히 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여우가 전학 왔습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1등하던 너구리는 그만 여우에게 지고 맙니다.

꽈당, 친구들 앞에서 추한 모습도 보이죠.





 그 때부터 너구리는 혼자서만 지내게 됩니다. 친구들의 위로도 소용 없었죠.

너구리는 이렇게 생각했던 거에요,

1등을 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요.




 숲 속 마을 등산 대회가 열렸지만 너구리는 혼자 숲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옆에서 오리가 울고 있었죠.

언제나 꼴찌를 하는 오리는, 길을 잃어 버릴까 무서워 출발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너구리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리와 함께 산을 오르기로 하고 손을 내밉니다.




 너구리는 오리와 산을 오르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천천히 올라가는 산의 풍경은, 정신없이 달려 올라가던 예전의 풍경과 분명 달랐기 때문입니다.


 또 넘어져 있는 거북이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오리는 말합니다. 힘들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요.

너구리는 오리를 응원합니다. 포기는 배추를 셀 때만 사용하는 단어라고요.


 너구리와 오리는 느리지만 결국 산을 오릅니다. 먼저 산 정상에 올랐던 친구들은, 그들을 보고 환호합니다.


 너구리는 느낍니다. 1등이 아니어도 누릴 수 있는 좋은 점이 많다고요.




아이들에게


 아이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1등을 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유난히 승부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또 1등을 못해 시무룩하고 자신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너구리처럼 1등을 못하니 그냥 다 포기해 버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이라는 등산에서, 우리가 정말 행복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1등이 되고 싶어 앞만 보고 달려야 할까요?

아름다운 풍경은 볼 겨를도 없이 정상만 향해 달려야 할까요?


 서로 돕고, 손 잡으며 그렇게 산을 오르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어른들에게 또는 나에게


 시험을 보고나서 아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몇 개 틀렸는지 세어 보기' 입니다. 그 다음 행동은? 앗싸 또는 망했다고 말하기 입니다.

그 다음 행동은? 없습니다. 그냥 그게 다 입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왜 볼까요?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고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아닌가요?

그런데 왜 시험지에서 틀린 갯수만 세고 있죠?


 이건 다 어른들 때문입니다.

 교사들 때문이고 부모들 때문입니다.

 100점 맞으면 뭐 해줄게라고 말하는 부모님들과 공부를 못하면 죄인 취급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자꾸 작게만 말들죠.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를 보고나서, 내 행동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어요. 나 역시 은근히 아이들에게 1등 또는 '좋은 점수'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돌아보았어요.


 아이들이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아이들이 천천히 걸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친구들과 서로 돕고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요.



함께 보기 좋은 영화로 <카>(2006)를 추천.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