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영화 수업 준비하기(1) 장소
영화 수업 준비하기(1) 장소
영화 수업 준비하기 (1) 장소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기위한 첫 번째 준비는 장소를 물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니, 뭐 영화 그냥 보면 되지 않겠나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장소를 선택하느냐, 장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영화 몰입도가 확 달라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장소는 집에서 텔레비젼 보듯이 소파에 편히 앉아 보는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1. 어떤 장소를 선택할 것인가?
학교를 둘러보면 생각보다 영화를 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영화를 보기 가장 좋은 곳은 대형 스크린과 비교적 편안한 의자가 구비된 소강당입니다. 예전 학교에는 이런 공간이 없어서 불편했는데, 이번 학교에서는 극장에 조금 못미치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소강당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가능하면 이 곳을 예약해놓고 아이들과 영화를 봤죠.
다만 소강당의 단점이라면, 영화를 보기 하루 전에는 영상, 음향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입니다. 관리가 잘 되는 학교라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강당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학교라면 전 날 이 것 저 것 살펴볼 부분이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컴퓨터나 DVD 플레이어에 문제가 있는지 전 날 영화를 미리 틀어보아야 합니다.
다음은 교실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곳이고 별다른 예약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도 필요없습니다. 또 항상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기 때문에 점검해야할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간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앉아있기에는 다소 불편한 의자, 작은 화면 등 시설이 후지다는 단점이 있죠.
도서실도 있습니다. 보통 책을 읽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학교 도서실에는 훌륭한 사운드 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의자가 매우 불편하지만, 다른 학교를 살펴보니 영화를 보기에 훌륭한 환경이 있는 도서실도 많았습니다. 또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학교 도서실도 있기 때문에 영상, 음향 등을 점검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도서실에서 영화를 보겠다고 하면 사서 선생님께서 DVD까지 준비해주시기도 해서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은 공간입니다.
그렇지만 2시간이면 거의 3교시를 잡아먹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도서실을 이용하기로 되어있는 학급에 일일이 연락을 해서 양해를 구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쉬는 시간에 책을 반납, 대출하기 위해 다른 학급 학생들이 도서실을 찾아오기 때문에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산만해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공간이 있을까요? 학교를 잘 찾아보면 좋은 공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금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과학실을 찾았습니다. 빔프로젝트와 대형 스크린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빵빵한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던 겁니다. 다만 의자와 의자 사이가 좁고 불편해서 과학과 관련한 단편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렇게 학교 안에서 숨겨진 공간들이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학교 공간을 두루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장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게 뭔 소린가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소강당이든 교실이든 어디든 어디서 볼 것인지만 정하면 되지, 거기다가 뭘 또 활용하라는 거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죠.
간단한 예로, 소강당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금 근무 중인 소강당은 15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영화보자고 하면 앞에 앉는 아이, 가장 뒷 줄에 앉는 아이 등 자기 취미와 기분에 따라 또 친구 따라 강남가는 상황에 따라 여기 저기 앉게 됩니다. 그런데 뒤에 앉은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앞에서부터 세 줄까지만 앉게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학교에서 영화를 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은 교실입니다. 그런데 가장 뒷 줄에 앉은 아이들은 텔레비젼까지 거리가 꽤 멉니다. 또 의자 앞에 책상은 '딴 짓'하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지우개 하나만 있어도 온갖 상상을 펼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래 사진처럼 공간을 구성합니다.
화면을 중심으로 둥글게 의자를 배치했고, 의자는 앞과 뒤가 서로 교차되게 놓아서 앞 사람 뒤통수에 가려 화면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최대한 방지했습니다. 또 수업을 해보니 세 줄 이상 의자를 배치하지 않는 것이 좋더라고요.
참고로 가장 뒤에 책상은 높은 곳에서 볼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좋다고 올라가지만 대부분 후회합니다. 왜냐하면 등받이가 없어서 2시간 가까이 앉아있기에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죠.
사진처럼 교실을 구성했을 때 장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화면과 거리가 가까워지고 딴 짓을 할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 '뭔가 있어' 보입니다. 평소에 앉던 교실과 다르게 저렇게 의자를 배치하면 뭔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부터 수업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커다란 단점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메모를 할 수 없다는 거죠. 학습 목표에 따라 때로는 메모를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종이를 지지해 줄 것이 없으니 불편한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장소마다 공통적으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최대한 '어둠' 상태로 만드는 것 입니다.
3. 점검 사항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영상과 음향은 필수 점검 사항 입니다. 직접 영화를 재생시켜서 화면은 잘 나오는지, 소리는 잘 나오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점검은 영화 수업 전 날 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물론 수업 하는 날 아침에 한 번 더 점검하면 좋긴 합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곤 합니다.
한 번은 예전에 늘 사용하던 소강당에서 영화를 봤는데 아이들이 잘 웃지도 않고 분위기도 쌩~ 한 겁니다. 이유는 영화를 보면서 저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난방기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소강당이 추었기 때문이죠. 난방기가 켜지는 것은 전 날 확인했는데 따뜻해지지 않는 거였죠.
이런 변수들 때문에 영화 수업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화 수업을 위한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학교마다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딱 정답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편안한 자세로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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